혼탁·과열 주말 유세전 … 청와대 선거 개입 논란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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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 03면

여야는 4·9 총선 전 마지막 주말이자 식목일인 5일 승부처인 수도권과 충청권에 거물 정치인들을 총출동시켜 지원 유세 맞대결을 펼쳤다.

한나라당 강재섭 공동선대위원장은 접전 중인 성동갑, 마포갑 등 서울지역 10개 지역구를 돌며 릴레이 유세를 펼쳤다. 박희태 공동선대위원장은 친박연대 등의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경남과 대구 일대를 돌았다.

충북 지역 승리를 위해서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인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이 투입됐다. 당 충북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된 박 이사장은 이날 진천군의 한 재래시장을 찾아 “충북은 어머니의 고향으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며 지지를 부탁했다.

통합민주당 강금실 공동선대위원장은 서울 중구, 대전 서갑, 충북 흥덕을 등 수도권과 충청권을 넘나들며 유세전을 벌였다. 정세균 공동선대위원장과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도 수도권 일대 격전지를 돌며 후보들을 지원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심대평 대표와 함께 접전 지역인 대전 대덕과 청주, 청원 등 충청권을 하루 종일 순회했다. 이 총재는 대전 거리유세에서 “이명박 정부가 지금처럼 계속 국민에게 실망을 주면 5년 후 다시 좌파세력에게 정권을 넘겨줄 것”이라며 “충청인들이 단결해 나라의 미래를 지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는 울산, 진보신당 피우진 비례대표 후보와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는 수도권에서 각각 한 표를 호소했다.

창조한국당은 이용경 후보 등 비례대표후보단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고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식수행사를 열었다. 창조한국당 측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고 설명했다.

선거가 막바지에 달하면서 과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이뤄진 이명박 대통령의 은평뉴타운 건설현장 방문을 놓고 야당이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찾은 은평뉴타운이 바로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 의원이 출마한 은평을 지역”이라면서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배용수 부대변인은 “매주 토요일을 ‘국민과의 소통의 날’로 정한 대통령이 식목행사 후 짬을 내 현장을 찾은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비서실의 한 행정관은 서울 강남갑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서상목 전 의원을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논란을 빚었다. 청와대도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인정하고 당사자를 직위해제했다.

금품 살포 의혹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정찬민 대변인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 영통에서 출마한 민주당 김진표 후보 측이 다른 선거운동원과 유권자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며 녹취록과 CD 사본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 측이 열세인 선거국면을 뒤집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후발 주자 간 단일화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목포에서 지지율 선두인 무소속 박지원 후보와 경쟁 중인 민주당 정영식 후보와 무소속 이상열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해 정 후보로 단일화한다고 5일 발표했다.

이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하고 정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전날 무안에서 아들 김홍업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를 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목포에서 박지원 후보 지원 유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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