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자 사이에서 길을 잃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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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 18면

★★★
감독 애덤 브룩스
주연 라이언 레이놀즈,아일라 피셔,레이철 와이즈
러닝타임 111분
개봉 예정 4월 9일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아내와 이혼한 윌(라이언 레이놀즈)은 엄마를 어떻게 만났는지 말해 달라는 딸 마야에게 조건을 걸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은 가명이고, 마야는 세 여자 중 누가 엄마인지 추리해야 한다.

윌의 첫 번째 여자는 대학 친구인 에밀리. 빌 클린턴 선거운동본부에서 일하러 뉴욕에 온 윌은 에밀리의 부탁으로 물건을 전해주기 위해 만난 저널리스트 지망생 서머(레이철 와이즈)와 선거본부 사무실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에이프릴(아일라 피셔)과도 남다른 느낌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몇 년 동안 한 남자와 세 여자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는 한 남자가 일생에 걸쳐 꿈꿀 법한 사랑 이야기를 몇 년으로 압축한다. 스무 살 시절을 함께한 첫사랑, 지적이면서도 사랑에는 과감한 미인, 편안한 관계로 만난 친구 같은 여인.

이 셋을 한꺼번에 만난 복 많은 남자 윌의 문제는 그중에서 누가 진짜 사랑인지 모르고, 아무나 붙잡으려 해도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모자란 남자 윌과 다르게 그를 둘러싼 세 여자는 매력이 넘친다. 그럴 수밖에 없다.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는 남자와 여자의 교감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라기보다 『천일야화』처럼 꿈 같은 판타지에 가깝기 때문이다. 손안에 쥔 떡이 너무 많아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모르는 행복한 상황인 것이다. ‘어바웃 어 보이’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을 제작한 워킹 타이틀의 작품이지만 제작사 특유의 개성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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