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三豊 붕괴 남은과제-수색 막바지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매몰된 실종자 수색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른 20일 한때 2천여명이 붐비던 서울교대 체육관은 2백여명의 실종자 가족과 40여명의 자원봉사자들만이 자리를 지켜 썰렁한 분위기다.
시체발굴 소식을 알아보기 위해 연일 TV화면과 PC통신단말기에서 눈을 떼지 않던 실종자 가족들은 19일 오전5시 이후 1구의 시체도 발굴되지 않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 일부는 삼삼오오 모여앉아 실종자가 더이상 발굴되지 않을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숙의하기도 했다.
일부 실종자 가족은 『대책위측의 무분별한 중장비투입으로 실종자중 일부가 훼손,분실됐다』며 분개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입원중인 박승현(朴勝賢.19)양은 생환 6일째인 20일에도 작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잠을제대로 이루지 못해 가족들이 애태우고 있다.
朴양 가족들은 『승현이가 병원에서 나는 환풍기소리 등 각종 기계음을 사고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중장비 소리로 착각해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측에 소음이 덜한 다른 병실로 옮겨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생존자 3인의 정신적 후유증을 치료하고 있는 강남성모병원신경정신과 이철(李哲.44)박사는 20일 『崔군이 2~3일전부터 가벼운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崔군이 면담에서 혼자있기를 두려워하며 눈을 감으면 시체모습이떠오른다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李박사는 『柳양은 아직 별다른 증세가 없으며 朴양은 수면장애증세를 보이고 있어 항우울제를 투여하고 있다』며 『앞으로 6개월까지는 언제든지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퇴원후에도 통원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사고현장도 일부 중장비가 작업을 멈추고 지방소방대원.군병력도 귀대해 사고수습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대책본부측은 실종자 가족과의 협의가 끝나는대로 크레인.포클레인.파쇄기등 총2백50여대 중장비 대부분을 철수키로 했다.이날도 15대의 포클레인중 3대와 6대의 크레인중 2대만이 실제 작업에 참여했다.
또 20여일 동안 구조활동을 벌인 부산.대구등 지방소방대원 1백27명이 오전9시를 기해 귀대했고 1천5백명에 이르렀던 군병력도 이날 80명만 현장에 남고 모두 철수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