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을 닷새 앞둔 4일 오전 6시 50분. 한산도 출신인 김명주 의원은 지역 3대 섬 중 하나인 욕지도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한 시간 만에 도착한 그는 세 시간여 동안 욕지 일원을 돌며 유세를 펼쳤다. 오전 11시 욕지 선착장에서 그는 “누가 진정한 통영의 아들입니까. 47년 전 고향을 떠나 소득세 한번 이곳에서 내지 않은 후보가 진정 통영 사람이냐”며 “통영은 한나라당의 거수기가 아닙니다. 지역의 자존심만은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후엔 소형 선박을 빌려 지역 내 작은 섬까지 돌며 저인망식 유세를 펼쳤다.
같은 날 이 의원은 육지 공략에 주력했다. 그는 오전 내내 고성에서 유세를 펼쳤다. ‘강한 여당 후보론’으로 민심을 파고들려 했다. 그는 “고성 조선산업 특구 유치로 지역에 들어올 자금이 수조원대에 이른다”며 “이명박 대통령 선대위에서 역할을 했던 나만이 이를 끌어오고 사업을 완성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후엔 통영으로 옮겨 굴 생산업체 등을 돌며 얼굴을 알렸다. 그는 “고향에 몇 년 더 살고, 덜 살고가 뭐가 중요한가. 힘 있는 후보를 뽑아 지역을 발전시키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대조적 선거전략은 현수막에서도 드러났다. ‘공천 희생양, 통영 자존심’론을 내세운 김 의원은 백의종군을 상징하는 충무공 동상 사진에 ‘4월 9일은 자존심 회복하는 날’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이 의원의 플래카드엔 ‘힘 있는 여당! 힘 있는 후보! 이군현’이라고 쓴 글귀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이 들어 있다. 이 의원은 당내에선 이재오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유권자들의 의견도 팽팽했다. 통영과 욕지도를 오가는 ‘영동호’ 유원석(49) 기관사는 “무소속보다는 여당이 그래도 낫지 않겠느냐”며 이 의원을 두둔했다. 그러나 60대 통영 주민 이모씨는 “오랫동안 지역 발전을 위해 고생해 온 김 의원의 지역 여론이 좋다”고 반박했다. 통영 롯데마트에서 만난 전모(78·통영시 명정동)씨는 “이번처럼 예측이 어려운 선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통영=이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