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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악 사망자 무더기발굴 4백명 넘어-三豊붕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19일째인 17일,단일 사고로는 건국이래최초로 사망자가 4백명선을 넘어섰다.
서울시 사고대책본부 합동구조반은 이날 32명의 시신을 추가발굴했다. 대책본부는 이날 중앙홀.A동 지하3층.엘리베이터 타워등에 대한 집중수색작업을 펼쳤으나 추가 생존자 구조에는 실패했다. 대책본부는 총 3만4천여t의 잔해중 2만5천6백t의 잔해를 처리한데다 중앙홀 작업을 지연시킨 대형 I빔 제거작업이 순조로워 빠르면 이번 주말까지 시체발굴및 정리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있다.
구조작업이 장기화되면서 신원미상의 시신들이 점점 늘어나 관계당국이 신원확인에 골머리를 앓고있다.
대책본부는 이날 오후까지 사망자 4백여구중 신원을 확인할 수없는 시신이 80여구에 달해 감식에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고발생 열흘이 지난 9일까지 신원미상 시신은 1명에불과했으나 15일 발굴된 31구중 17구,16일 55구중 22구가 각각 신원을 알아볼 수 없게 부패돼 있었다고 대책본부측은말했다. 대책본부측은 장마와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경우 앞으로발굴될 시신중 절반이상이 지문채취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이에따라 일부에서는 신원확인을 제대로 하지못해 시신이 뒤바뀌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실정 이다.
서울지검 형사1부 이진한(李鎭漢)검사는 백화점직원 李추숙(23.여.인천남동구만수2동)씨의 시신이 뒤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李씨 시신에대한 유전자 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검찰은 15일 오전「이추숙」이란 명찰이 달 린 시신을 발굴,지문감식을 통해 李씨의 시신으로 확인돼 유족들에게 통보했으나 李씨 가족들이「2일 딸의 시신을 찾아 이미 장례를 치렀다」고 알려와 정밀 감식을 의뢰하게 됐다고 밝혔다.
李씨의 어머니 김동연(金東蓮.52)씨는『아버지.삼촌.동료직원등이 모두 참관해 딸이 틀림없다는 판단을 내려 5일 화장시켰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김만범(金滿範.57)감식계장은『일반적으로 사고후 열흘이 지나면 지문의 형태가 사라지는 것이 대부분』이라며『날이갈수록 심하게 부패된 시체들이 많아져 국과수에 유전자감식을 의뢰하는 횟수도 늘고있다』고 말했다.
국과수측은 17일 오후 40여구의 신원미상 시체들을 감식중에있으며 7~10일정도의 감식기간을 거쳐 최종결과가 나오기까지는10~15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법의학과 이한영(李漢榮.38)과장은『부패에 가장 오래 견디는뼈속의 골수세포를 통해 감식을 하고는 있으나 시체의 부패정도가너무 심하면 그나마 어려워진다』며『솔직히 앞으론 1백%감식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金玄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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