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닭 부작용 심각하다-간.신장 손상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여름철 보양식품이라고 해 친구들과 함께 옻닭을 먹었던 K(52)씨는 며칠동안 온몸에 붉은 반점과 발열.부종을 견디다 못해병원 응급실에 실려왔다.그가 병원을 늦게 찾은 것은 「옻닭은 옻이 올라야 효과를 본다」는 그릇된 음식관행때문 .
옻닭이란 옻나무 껍질과 잎사귀를 닭과 함께 몇시간 푹 고아 먹는 전통 보양음식으로 여름철 몸이 허할때 양기를 보충해주고 소화기능을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옻닭이 전신적 피부염과 함께 간독성과 신장에 영향을 주고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와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있다.중앙대의대 피부과 홍창권(洪昶權)교수는 옻닭에 의한 접촉피부염 환자 7명에 대한 치험(治驗)례를 최근 피부과학회 접촉피부염 심포지엄에서 발표하면서 『옻닭의 부작용이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하다』며 계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옻닭에 의한 부작용은 옻나무에 피부가 닿아 국소적 피부염을 일으키는 접촉성과는 정도와 양상이 전혀 다르다.
음식과 함께 소화흡수된 항원이 혈관을 타고 모세혈관까지 전달돼 전신적 알레르기 반응을 야기한다는 것.따라서 즉시형이 아닌지연형 반응을 일으키며 식후 72시간에서 부작용이 가장 심한 특징이 있다.
간과 신장에 치명적 증상을 야기할 수 있는 것은 이곳에 모세혈관이 집중돼 있기 때문.간독성이 나타날 때는 급성간염 증세와같이 부종과 황달현상,그리고 배가 심하게 아프기도 하며 신장이손상될 때는 소변을 보지 못하기도 한다.이번에 발표된 환자들도전신에 홍반성 두드러기와 수포가 나타났고 일부에선 기도가 부풀어 호흡이 불편했으며 간독성 때문에 평균 2주간 입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고됐다.
우리나라에 분포돼 있는 옻나무는 참옻나무를 비롯해 산검양.개.검양.덩쿨옻나무와 붉나무등 6종이 있는데 주로 참옻나무가 옻닭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洪교수는 『옻닭 부작용은 피부과의사들이 매년 골고루 경험하는질환이지만 몇년 사이 크게 늘고 있다』며 『식물에 의한 부작용은 교차반응이 있기 때문에 다른 식물에 의해 접촉피부염을 경험했거나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들은 옻닭을 삼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高鍾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