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 영욕 품은 ‘부산역 10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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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부산역사. 2004년 경부고속철도 개통에 맞춰 증·개축된 부산역사의 광장분수가 2일 가동돼 시원한 물줄기를 뿜고 있다. [사진=송봉근 기자]

1910년 10월 건립된 옛 부산역사.

부산역이 생긴지 지난 1일로 100주년이 됐다. 1908년 4월1일 부산세관 앞에 임시정거장을 만들어 열차를 맞기 시작한 부산역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쳐 민주화운동의 성지로 거듭나며 부산 시민과 희노애락을 함께 해왔다. 부산역의 전신인 초량역(1905년 개소·현재의 정발장군 동상 근처)은 부산역사 개장과 함께 문을 닫았다.

경부선 개통 이후 일제가 가장 먼저 현대식 역사를 건설한 곳도 부산역이다. 1910년 10월 완공된 부산역사는 르네상스 양식에 비잔틴풍의 웅장한 건물이었다. 당시 건축비용은 97만4000원. 역사 부지는 8만8340㎡, 본관은 1183㎡ 규모였다. 1층은 역무실이었지만 2층은 호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건축시기가 용산역사(1914년)나 서울역사(1925년)보다 앞섰다.이 건물은 1953년 대화재로 소실돼 1969년 신축됐다.

거대한 선박을 연상케 하는 현재의 부산 역사는 2004년 경부고속철도 개통에 맞추어 증·개축됐다. 대지면적 21만1536㎡에 연면적이 6만1880㎡에 이른다. 에스컬레이터 10대와 엘리베이터 11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1만 6457㎡의 선상 주차장에는 245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다. 조인식 부산역장은 “부산의 관문 역할을 한 부산역이 앞으로는 유라시아로 뻗어가는 ‘철의 실크로드’의 기·종착지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글=강진권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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