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거’ 김선우의 수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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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KIA와 두산의 광주 경기에서 KIA 선발투수 전병두가 역투를 하고 있다. 전병두는 6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사진左>. [광주=연합뉴스]
4회 말 두산 투수 김선우가 KIA 이용규에게 볼넷을 허용한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右>. [광주=뉴시스]

이틀 연속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들이 국내 데뷔전에서 패배를 맛봤다. 1일엔 KIA 서재응이, 2일엔 두산 김선우가 무너졌다. 돌아온 한국 무대가 만만하지만은않았다.

2일 열린 프로야구 KIA-두산의 광주경기에서 KIA가 6-2로 승리, 3연패 뒤 첫 승을 기록했다. KIA는 좌완 선발 전병두가 6이닝 동안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은 완벽피칭을 펼쳤고 초반 터진 타선 덕에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서재응과 김선우. 하루 간격으로 나선 해외파 투수는 결과만 보면 모두 패전이지만 내용은 판이했다. 서재응이 메이저리거다운 제구력과 공격적인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던 것과 달리 김선우는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졌다. 폭투도 3개나 나왔다. 김선우는 4이닝 동안 7안타와 4사구 2개를 내주며 4실점했다. 투구 수 71개.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8㎞까지 스피드건에 찍었지만 지나친 직구 승부가 화근이었다.

김선우는 시범경기 때부터 “직구 위주의 피칭 패턴을 보여주겠다. 아직 한국 타자를 잘 모르지만 일단 내 방식으로 던지겠다”고 했다. 첫 선택은 일단 어그러졌다. 7안타 중 6개가 직구였다.

전날 서재응이 주무기 체인지업 대신 몸쪽 직구를 승부수로 택한 것과 달랐다. 상대를 ‘이용’하는 것과 자신의 ‘고집’을 부리는 것의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KIA는 1회 2사 1, 2루에서 최희섭이 개막 후 첫 안타인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계속된 2사 1, 2루에서 김선우가 폭투 2개를 범해 2루 주자 장성호까지 홈을 밟았다. 2-0으로 앞선 4회 2사 후 이종범, 이현곤(2루타)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면서 승부의 추는 KIA 쪽으로 기울었다.

◇롯데 4연승 … 한화 4연패=우리 히어로즈는 한화를 이틀 연속 울리며 홈(목동)에서 2연승을 달렸다. 1회 이택근의 2루타와 송지만의 좌전안타로 선취점을 따낸 우리는 3회 이택근의 좌중월 솔로포로 추가점을 얻었다. 5회엔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3점을 더 달아났다.

한화는 9회 마지막 공격서 3점을 내며 턱밑까지 따라갔지만 승부는 뒤집지 못했다. 개막 후 유일하게 1승도 올리지 못한 한화는 4연패다. 개막전 선발로 내정됐다가 비로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이날 마운드에 오른 우리 마일영은 7이닝 동안 4개의 안타만 내주며 1실점, 선발 승을 올렸다. 2004년 6월 24일 이후 1379일 만의 선발 승이다.

로이스터 감독의 롯데는 4연승을 내달렸다. 롯데는 1회부터 타격이 폭발하며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SK를 6-2로 눌렀다. 롯데는 1회 정수근의 중견수 키를 넘는 2루타, 김주찬의 3루타가 이어지며 2점을 선취했다. 2-0으로 앞선 4회에는 무사 1루에서 가르시아가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고 주자 1, 2루에서 박기혁의 2타점 좌전안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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