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藥이야기>국소마취제 코카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수술 등의 질병치료시 병의 경과 못지 않게 환자들이 걱정하는것이 시술도중 발생하는 통증이다.그런데 수술중 통증을 못느끼게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전신마취는 의식을 잃기 때문에 수술이 끝난후에도 깨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공포심을 누구나 갖는다.
대수술처럼 꼭 필요한 경우야 전신마취를 해야 하지만 이를 빼는 발치라든지 안과 수술등 시술도중 부분적인 통증을 없애기 위해선 의식은 깨어있는 채로 시술하려는 부위의 통증을 일시적으로없애주는 국소마취가 제격이다.
국소마취의 약리작용은 적절한 농도가 신경조직에 들어가면 신경전달을 차단시키는 것이다.즉 주입된 마취제는 그 부위의 감각과운동을 마비시켜 통증을 못느끼게 한다.이같은 국소마취제의 가장큰 장점은 마취작용후 신경세포에 아무런 손상을 주지 않은채 완전 정상으로 회복된다는 점.최초의 국소마취제는 안데스산맥 해발9백~2천7백m 숲에서 자라는 에리스로자일론코카의 잎에 0.6~1.8% 함유된 코카인이었다.페루 고산지대 거주자 2백여만명이 코카인의 효과를 기대하고 소비 하는 이 잎의 양은 연간 약9백만㎏정도.
1880년 폰 안렙이라는 의학자는 코카인이 피하로 주입될 때바늘로 찔린 자리의 피부가 무감각하게 되는 것을 알아내고 국소마취제로 사용할 것을 처음으로 주장했다.
1884년 오스트리아 빈의 젊은 의사인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코카인의 생리학적 효과를 처음 연구해낸 인물.전해지는 재미있는에피소드로 코카인이 대뇌에 미치는 작용을 알아낸 그는 모르핀 중독에 빠진 친구를 치료하기 위해 코카인을 사 용한 결과 그의친구는 모르핀 중독은 치료된 대신 현대사회 최초의 코카인 중독자가 돼버린 것.
빈의 또다른 젊은 의사인 칼 콜러는 코카인의 중요한 마취작용을 이용해 안과수술시 국소마취제로 사용했다.곧이어 홀이 치과시술때 국소마취제로 사용했으며 다음해인 1885년 홀스테드가 코카인이 신경전달을 막는다는 사실을 알아내 외과수술 시 국소마취제로 사용하는 근거를 확고히 마련했다.
〈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