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ESTATE] 2008봄 용인의 두 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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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아파트 거래 싸늘
수지 등 주요 지역 모두 하락 … “하반기엔 오를 것” 전망도

경기도 용인시 아파트 매매시장이 올 들어 맥을 못 추고 있다. 2006년 봄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으로 지목될 만큼 집값 오름세를 주도한 곳이지만 요즘은 딴판이다. 집이 안 팔리자 호가를 경쟁적으로 낮추는 바람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용인시 아파트값은 0.40% 내려 경기도(1.65% 상승)의 평균 매매가 변동률을 크게 밑돌고 있다. 지역별로는 수지구 집값 하락세가 뚜렷하다. 동천동(0.30%)을 제외하곤 상현(-0.68%)·성복(-2.16%)·신봉(-0.71%)·죽전(-0.69%)동 등 주요 동네가 모두 내렸다.

신봉동 신봉자이1차 152㎡는 6억5000만~7억원 선으로 올 들어 5000만원가량 빠졌다. 신봉동 뉴현대공인 관계자는 “시세보다 싼 급매물도 한 달 넘게 팔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상현동 벽산블루밍 105㎡도 한 달 새 1000만원 정도 내려 3억1000만~3억6000만원 선이다. 성복동도 매기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성복동 LG빌리지3차 171㎡는 7억2000만~8억2000만원 선으로 올 들어 가격 움직임이 전혀 없다. 죽전동 한솔노블빌리지2차 175㎡도 7억~8억원으로 연초 대비 5000만원 내렸다.

용인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중·대형 아파트 수요가 급감한 때문이다. 실제 용인의 경우 올 들어 전용 60㎡ 이하만 0.46% 올랐을 뿐 60㎡ 초과 아파트는 0.75% 내렸다.

아직도 용인 집값에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고 인식하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다. 상현동의 현대공인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크게 오른 집값에 수요자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올 하반기부터 인근 광교신도시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값싼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인데, 용인 지역 수요자들이 청약가점제 점수를 높이기 위해 주택 구입을 미루는 것도 집값 약세의 원인이다.

하지만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란 전망도 일부에서 나온다. 성복동의 미그린공인 임상완 사장은 “용인~서울 고속도로(내년 7월)와 용인 경전철(내년 하반기), 신분당선 연장선(2014년) 등이 개통되면 강남권 접근성이 나아지면서 아파트값도 오름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철현 기자



분양시장은 후끈
성복·신봉 등 1만여 가구 봇물 … 중소형 많은 흥덕지구 경쟁 셀 듯

최근 분양가가 결정되면서 경기도 용인에 아파트 분양이 봇물을 이룰 예정이다. 5400여 가구가 나올 성복동<左>과 3000가구가 나올 신봉동.

수도권 인기 지역으로 꼽히는 경기도 남부 용인에서 올해 아파트 및 타운하우스 총 1만여 가구가 분양한다. 4개월간 분양가 공방이 벌어졌던 수지구 성복·신봉동 일대 8500여 가구를 비롯해 흥덕지구 600여 가구, 광교신도시 첫 분양 물량 1110여 가구 등이 포함돼 관심을 끈다.

◇대형 업체 간 브랜드 경쟁=용인에서도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은 지역에 분양 물량이 많다. 광교산을 끼고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판교·광교 신도시가 가까운 성복·신봉동에선 대형 건설사들이 자존심 경쟁을 벌인다.

성복동에서 현대건설·GS건설·고려개발이 5500여 가구를 분양한다. 동일하이빌·동부건설·GS건설은 신봉동에서 3000여 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체들은 저마다 아파트 외관 등을 특화해 지역 대표단지로 꾸미겠다는 전략이다.

동일하이빌·고려개발 단지와 GS건설 일부 단지는 이르면 이달 초 나온다. 14일께부터 청약 접수를 시작할 것 같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540만원대. 그러나 현대건설·동부건설 단지 등은 아직 분양가 문제가 종결되지 않아 분양이 늦어질 전망이다.

흥덕지구에선 마지막 분양 아파트가 나온다. 현대건설은 2일부터 주변 시세보다 20~30% 싼 3.3㎡당 970만원대에 114~116㎡ 570가구를 2일부터 청약 접수한다. 지난해 10월 비슷한 분양가에 나왔던 한국종합건설의 한국아델리움은 최고 58 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백·죽전지구 등 기존 택지지구에서는 주거환경이 쾌적한 타운하우스가 쏟아진다. 남양건설은 동백지구에서 이달 중 단독주택형 2개 단지를 동시에 내놓는다. 극동건설은 죽전지구에서 18일부터 연립주택형 2개 단지를 분양한다. 극동건설은 대리석과 물을 이용해 단지 내 정원을 스페인풍으로 꾸밀 계획이다.

광교 신도시에서는 울트라건설이 9월께 110~145㎡ 1188가구로 분양 첫 테이프를 끊는다. 단지 앞으로 신대저수지가 있어 일부 가구에선 저수지를 조망할 수 있다. 지난해 인기리에 분양됐던 동천동 래미안동천 단지에선 펜트하우스 36가구가 나온다. 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3.3㎡당 18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약 전략은 어떻게=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수요는 흥덕지구에 몰릴 전망이다. 분양가가 싸 경쟁이 치열하고 청약가점 커트라인 역시 높게 끊길 것 같다. 한국아델리움은 최저 48점, 평균 57점이었다. 이 때문에 최소 50점은 돼야 안정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흥덕지구는 분양 물량의 30%만 용인 거주자에게 우선 분양되고 70%는 용인 외 서울·수도권 거주자에게 돌아간다.

흥덕지구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은 대부분 중대형으로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마지막 물량이다. 따라서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사업성이 떨어져 이번 분양 이후 추가 물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공급 위축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인기 지역인 성복·신봉동은 거의 붙어 있어 입지 및 교통·생활 여건에서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두 곳 모두 주거 환경이 쾌적하고, 용인~서울 고속도로가 2009년 완공되면 서울 강남까지 20~30분이면 갈 수 있다.

용인 외 서울·수도권 거주자는 지역 1순위에서 미달해야 기회가 온다. 하지만 분양시장이 침체돼 있고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지역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될 것 같지는 않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새 아파트 대기수요가 적지 않지만 분양가가 3.3㎡당 1500만원대로 주변 시세(3.3㎡당 1400만원 선)보다 여전히 높고 물량이 많아 용인 외 거주자나 가점이 낮은 수요자도 분양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매제한 기간(7년)이 길더라도 가격이 저렴한 중대형을 원한다면 광교신도시를 기다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9월 분양할 단지의 중대형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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