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비수기에 사상 최대 판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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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현대·기아자동차의 독주가 무섭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올 1분기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보다 내수판매가 대폭 줄어든 다른 업체들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차는 올 들어 3월까지 국내외에서 71만2529대를 팔았다. 분기 판매가 70만 대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1분기는 원래 비수기로 꼽힌다. 신차 효과가 컸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쏘나타 트랜스폼은 최다 판매 차종(3만6404대) 자리를 지켰다. 제네시스도 7982대 팔려 국내 대형차 시장 1위 차종에 올랐다. 해외에선 인도법인이 3월에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했고, 중국·터키에서도 많이 팔았다. 허정환 부장은 “이달 8일 중국 2공장을 준공하는 등 글로벌 경영을 강화해 올해 총 300만 대 판매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모닝의 경차 편입 덕을 톡톡히 봤다. 모닝은 3개월 만에 지난해 총판매량에 맞먹는 2만6025대가 팔렸다. 쏘나타에 이어 내수판매 2위다. 계약 대수는 5만8000여 대로 쏘나타를 능가한다.

반면 GM대우·르노삼성·쌍용차는 내수판매가 9.7~17.7% 줄었다. GM대우는 라세티와 윈스톰의 판매부진으로 급감한 내수를 수출로 만회했다.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신차가 나왔는데도 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르노삼성은 QM5 덕에 수출은 늘었지만 주력모델인 SM5 판매가 크게 줄었다. 쌍용차는 체어맨W가 3월 한 달간 1020대가 팔리며 선전했지만 액티언스포츠를 제외한 나머지 차종은 내수·수출 모두 마이너스였다.

현대·기아차의 1분기 내수시장 점유율은 77.7%(수입차 제외)에 달한다. 2006년 73.1%, 지난해 73.6%에 이어 상승세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점유율을 크게 높인 건 국내 소비자 구미에 맞는 신차를 내면서 마케팅 공세를 펼친 덕으로 풀이된다. 나머지 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신차를 별로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하지만 속속 한국 진출을 선언하는 도요타 등 일본 대중차가 현대·기아차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안수웅 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는 수입차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고 나머지 국내차 업체들은 내수시장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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