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아시아최초 비교문화 전문誌 "미술사 논단"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한국미술사를 중국이나 일본의 그것과 연관해 파악하며,또 그보다 더 넓게 세계미술사의 큰 흐름과 비교해 살펴보자는 비교문화사적 시각에서 만들어진 미술사연구 전문지가 탄생했다.
성강(星岡)문화재단(이사장 李圭東)부설 한국미술연구소((525)6285)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술사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미술사논단(美術史論壇)』창간호(시공사刊)를 10일 펴냈다.
『미술사논단』은 국내 학술지로선 드물게 비교문화사적 시각을 견지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 이번 창간호 서문에서는 『중국.일본등 동아시아의 전통미술과 그것이 근대화를 거치는 과정에대한 연구에 좀더 많은 비중을 두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연구학술지는 비교적 동양학에 관한 연구가 깊은 일본에서도 아직까지 발행되지 않았던 것이어서 일본의 젊은 학자층을 중심으로 상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연구지는 동아시아미술사 전체를 대상으로 한 만큼 편집자문위원과 기고자 모두 3개국의 소장.중견급 연구자들로 구성돼있다. 국내에서 김영나(金英那.서울대).김홍남(金紅男.이화여대).
한정희(韓正熙.홍익대).정우택(鄭于澤.경주대)교수와 해강도자미술관의 최건(崔健)연구실장등 비교적 젊은 학자들이 자문위원으로참여했으며 일본에서도 30~40대 학자층에서 지노 가오리(千野香織.학습원대).사토 도진(佐藤道信.도쿄예술대)교수등 최근 주목받는 소장학자들이 참여했다.
또 중국에서는 薛永年 베이징중앙미술학원교수,郎紹君 중국예술연구원 주임연구원이 자문위원 또는 기고가로 참여하고 있다.
韓.中.日 3국의 젊은 미술사연구자들이 하나의 학술지 아래 모인 것은 기본적으론 동양미술사를 보는 시각이 비슷한데 연유한다. 이들의 공통된 생각중 하나는 지난 19세기후반 이래 동.
서양간의 미학적 가치에 관한 균형이 깨지면서 서구편중 흐름이 동양 3국의 미술사를 지배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우선 이 학술지를 통해 그간의 미술사연구에서 흔히 보아왔던 배타적이며 국수주의적 주장은 접어두고 서로의 주장이나 관점을 주고 받으며 연구자 상호간의 이해를 돕자는 것을우선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후 연구자들간에 신뢰가 쌓인 후 실질적이고 본격적인 공동연구단계로 나아가 동아시아 문화.미술사를 유럽의 문화.미술사처럼통합된 시각에서 인식하고 체계화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런 시각에 따라 첫선을 보인 창간호는 이들 3국이 19세기이후 서양미술을 어떤 과정을 통해 받아들였는가를 보여주는 「동아시아에서의 서양미술사 연구경향」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그외 특별기고로 지난해 일본의 권위있는 미술사연구상인 국화상(國華賞)을수상한 히라다 유카타(平田寬)의 논문 「일본 고대 화인(畵人)의 명칭」을 수록했다.
반연간(半年刊)으로 발행될『미술사논고』는 매호 미술사연구와 관련된 자료를 부록으로 발행할 예정인데 이번 창간호는 189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미술관련 연구논문 자료를 수록한 『한국미술사 논저목록』를 별책으로 펴냈다.
미술사연구자는 물론이고 관련분야 연구자들이 탐낼만한 이 논저목록은 한국미술사연구분야를 총론.회화.서예.조각.공예.건축분야로 나눠 국내는 물론 북한과 해외에서 간행된 자료까지 총망라해1만5천여 항목을 발표 연대순으로 정리한 자료집 이다.한국미술연구소의 홍선표(洪善杓)소장은 국제적 학술지 발간에 대해 『한국미술사를 포함한 동아시아미술사를 세계미술사 차원에서 논의하기위해 우선 작은 연구토론의 장을 만든 것』이라고 말하며 『우선창간호 2천부중 1천부는 각 대학 이나 연구기관에 배포하고 1천부는 일반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尹哲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