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탑.공원조성등 주장-실종자가족들,합동장례식엔 일부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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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실종자에 대한 시체발굴이 늦어지면서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 합동장례식을 실시하거나 사고현장에 위령탑을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24명의 미화원이 71시간만에 극적으로 구출된이후생존자 구출은 전혀 없으며 하루평균 5~10여구의 시신이 발굴되고 있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발굴작업이 늦어질수록 시신의 훼손상태가심해지고 심지어 시신을 찾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하고 있다.
지금까지 서울시 사고대책본부에 신고된 실종자는 3백여명에 이르고 있다.이들의 생사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시신을 모두 발굴하려면 현재의 발굴속도로 보아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사고대책본부 합동구조반 관계자는 말한다.
이에 따라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어차피 시신발굴이 늦어지거나불가능하다면 사고현장이나 기타 장소에서 시신없이 미리 합동장례식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한다는 뜻에서 현장에 위령탑을 세우자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천리안.하이텔등 PC통신에는 두번 다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거나 경각심을불러일으키기 위해 공원화해 위령탑을 건립하자는 의견이 많이 게시되고 있다.
그러나 시체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치르는 합동장례식을 반대하는 실종자 가족도 상당수 있다.
이들은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희생당한 것만해도 억울한데 시신을 못찾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여전히 시체 발굴작업에기대를 걸고 있다.
〈李炯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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