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놀이 상설공연장 생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김덕수씨<中>가 이끄는 사물놀이패의 공연 모습. [한울림 제공]

사물놀이 같은 전통연희(놀이)를 위한 상설 공연장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서울 종로구 사직공원 옆 광화문아트홀에 들어선다.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56)씨가 맡아 사물놀이를 중심으로 판소리·민속굿·탈춤 등 다양한 전통 연희를 선보이고, 사물놀이 장단을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종로구는 사직동 종로문화체육센터 안에 있는 370석 규모의 광화문아트홀을 사단법인 ‘사물놀이 한울림’(예술감독 김덕수)에 3년간 빌려주는 계약을 맺었다고 31일 밝혔다.

김덕수 사물놀이패는 상설 공연장 개관을 기념해 1일 오후 7시 광화문아트홀에서 사물놀이 특별공연을 펼친다.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선착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김씨는 “사물놀이 생활 30년 동안 집 없는 설움을 겪다 이제야 숙원 사업을 해결했다”며 “도쿄의 가부키 극장, 베이징의 경극 극장처럼 서울에도 사물놀이 공연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운 사직공원과 연계해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이 반드시 들르는 문화 명소로 만들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김충용 종로구청장은 “민간단체와 협조해 우수한 전통문화 공연을 확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울림은 1일 공연을 한 뒤 4월 말까지 공연장을 전통 놀이 공연에 적합하도록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단청 같은 전통 미술을 활용해 공연장 안팎에 예스러운 분위기를 풍길 계획이다. 작업이 끝나면 4월 말부터 100일간에 걸쳐 ‘영양원 놀음’ ‘천하제일 탈’ ‘꼭두 프로젝트 07(현대판 꼭두각시 놀음)’ ‘진도씻김굿’ 등 14개 작품을 1주일씩 차례로 무대에 올리는 전통연희 축제를 연다.

이후 김덕수씨의 창작 퓨전 콘서트 드라마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 6개월 장기 공연에 들어가게 된다. 이 작품은 풍물·탈춤·민요 같은 전통 연희에다 비보이춤·힙합·재즈를 결합시켜 과거와 현재·미래를 아우른다는 의미를 담았다.

한울림은 현재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상설 공연장 없이 연습실과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충무아트홀의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조만간 자리를 비워야 할 형편이다.

김씨는 “낮에는 체험·교육 프로그램, 저녁에는 공연을 통해 어린이에서 노인까지 시민 누구나 쉽게 전통 놀이를 즐길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젊은 연희자들이 마음껏 활동하는 무대로 활용해 재능 있는 후배들을 적극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