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석 박사의 ‘유학의 정석’ 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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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9.0%, 예일 9.6%, 프린스턴 9.5%, 컬럼비아 10.4%, 브라운 13.5%, 다트무쓰 15.3%, 펜실베이니아 15.9%, 코넬 20.5%. 지난해 아이비리그 합격률이다. 1992년 하버드대 합격률 16%, 펜실베이니아대 합격률 47%와 비교하면, 해마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미국 대학입시 경쟁을 실감할 수 있다.
 아이비리그 중 프린스턴대는 지난해 지원자 중 1791명만이 합격, 가장 낮은 합격률을 기록했고, 코넬대는 지난해 6503명이 합격해 가장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 아이비리그의 평균 지원자 수는 약 2만1000명, 평균 합격자 수는 2845명으로 평균 합격률은 13.5%였다. 코넬대를 제외하면 다른 7개 아이비리그 대학의 평균 합격률은 11.8% (경쟁률 8.4대 1)에 불과하다.
 이 수치만 봐도 합격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아이비리그에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자신의 학교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학생들이니 그 경쟁이 얼마나 치열할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이 합격률은 어떤 조건으로 지원하는가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레거시 (Legacy)학생, 조기지원자, 운동특기생, 소수민족 (흑인계나 라틴계) 등 네 가지 경우를 살펴보자.
 첫째, 레거시는 학생의 부모나 조부모가 그 대학 졸업자인 경우다. 이 경우 합격률은 매우 높다. 하버드의 레거시 합격률은 40%에 달하고 나머지 대학 역시 30%이상이다. 아이비리그는 대개 전체 신입생의 10 ~ 15%를 레거시 학생으로 채운다.
 둘째, 대학 스포츠팀 코치에게 스카우트되는 학생들의 합격률은 최고 80~90%에 달한다. 하버드도 예외가 아니다. 하버드의 경우 총 40여 가지의 운동팀이 있다. 보다 좋은 선수들을 선발하기 위해 코치들은 입학 사정관들에게 로비를 하고, 이 덕에 많은 수의 학생들이 성적과 관계없이 뽑힌다. 이런 식으로 전체 신입생의 10% 이상이 운동선수로 채워진다.
 셋째, 최근 들어 하버드와 프린스턴 대학은 폐지하기로 했지만 대부분의 대학에는 조기지원 제도가 있다. 지난 칼럼에서 알아 본 것처럼 조기지원 시 합격률은 2~3배까지 높다. 프린스턴대나 펜실베니아대의 경우 전체신입생의 약 절반을 조기지원에서 뽑아왔다. 따라서 정기지원에서 뽑는 학생수는 그만큼 적어질 수밖에 없다.
 넷째, 아시안을 제외한 소수계, 즉 흑인이나 라틴계 네이티브 아메리칸 역시 합격률이 높다. 이들은 아이비리그 전체 신입생의 15~20%를 차지한다. 이 뿐 아니다. 아주 큰돈을 기부한다든지 유명한 음악가·예술가 또는 연예인이라면 대부분 합격한다.
 이 같은 사항을 고려해 보면, 한국 학생의 합격률은 3~4%도 되지 않는다. 30명 중 1명 꼴이라는 뜻이다. 충분한 준비와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이정석 글로웍스 아이비드림 교육센터장
1588-6093, www.ivydre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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