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호황속멍드는中企>上.자금.원료.인력難 3重苦에 휘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우리 경제에 본겨적인 얼룩경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는 대기업.중화학공업의 호조에 힘입어 과열 논쟁이 일 정도의 초호황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 특히 대기업과 협력관계를 맺지 않고있는 독립적 중소기업과 영세상인들은쩔쩔매고 있다. 경기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얼룩이 번지고 있는 중소기업 현장의 실상과 문제점.대책등을 두차레에 걸쳐 알아본다. <편집자 주> 『경기호황은 무슨 호황입니까.』 경기도 광주 마로니가구 박상철(朴商喆)사장은 『정부나 연구기관들이 요즘 발표하는 숫자들을보면 상대적인 소외감부터 갖게된다』고 말했다.
『원자재인 합판값은 오르지요,판로는 얼어붙었지요.그나마 일할사람을 못구해 생산도 마음대로 안됩니다.』 그는『올해 경제성장률이 9%를 넘어설 것이라고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회사를 꾸려가기조차 힘든 지경』이라고 푸념했다.
비단 가구업체뿐이 아니다.대기업 위주의 중화학업종은 수출호황을 타고 1~5월중 18%나 성장했으나 섬유.신발.피복.식음료등 경공업종은 3%성장에 그쳤다.(통계청) 중소기업은 생존형태에 따라▲대기업과 계열관계를 맺거나▲대기업과 경쟁하는 독립기업▲영세제조. 유통업체등 크게 3分할 수 있다.
이가운데 대기업과 수급관계인 업체들은 업종에 따라 모기업의 호황에 힘입어 그중 사정이 나은 편이나「하청업체」이기 때문에 겪는 말 못할 고민도 많다.
자동차 도어록을 생산하는 경기도군포市소재 K社는 자동차값 동결의 여파로 부품 납품값이 5년째 묶여왔다.여기에 동업타사와 치열한 경쟁중인 모기업이 은근히 「값을 더 낮춰달라」는 요구까지 한다고 한다.
독립 또는 대기업과 경쟁관계인 업체들은 형편이 더 안좋다.
자금.원자재.인력등 이른바 「3難」이 복합적으로 작용해「호황」과는 거리가 멀다.
경기도미금市 K섬유는 공장부지를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으려고 했다가 창구직원으로부터『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를 가져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발길을 돌려야했다.부동산침체로 담보만으론 못믿겠으니 보증까지 받아오라는 것이었다.
올1.4분기중 중소기업들은 현금으로 받은 물품값보다 어음으로받은 돈이 2배나 됐다.특히 외상대금중 석달이상짜리 어음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중소기협중앙회) 원자재값상승도 고통이 되고 있다.
PVC파이프업체들의 경우 올들어 원료인 합성수지값이 50%나올랐는데 60여개사중 35곳만 남고 나머지는 전업했거나 도산했다. 중소기업중에서도 규모가 작을수록 상황은 더 안좋다.
동대문의 영세 니트업체인 Y어패럴은 중국산 값싼 제품과 프랑스에서 밀려드는 고급제품에 양쪽에서 치여 판매량이 작년보다 30%나 줄었다.
이때문에 감량경영에 적극 나섰지만 호전될 기미는 없다.
중소기업연구원 최동규(崔棟圭)부원장은 『대기업들은 가속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중소기업들은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늘속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같은 양극화현상은 대기업,중소기업이 함께 웃고 울고 해온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 』이라고 지적했다. 〈高允禧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