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가 대중화됐다지만 전 비슷한 경험이 없어 소화가 어려워요. 연출자인 김종창 PD께서도 출연을 제의하시면서 '어려운 역인데 괜찮겠느냐'며 걱정하시더라고요. 한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역이지만 연기 경력에 비해 너무 빨리 맡게 된 것 같아 부담스러워요."
그녀의 겸손한 말투와는 달리 막상 드라마가 전파를 타면 이런 걱정은 접어도 될지 모른다. 1970년대의 폭력적인 학교 풍경을 그린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유하 감독)에서도 곡절 많은 여고생 역을 맡았었다. 영화 속에서 그녀는 '올리비아 허시'로 불릴 만큼 풋내기 남학생들의 가슴을 흔들었으나 한 남학생과의 사랑이 꼬이면서 학교를 중퇴하고 가출하는 등 평범한 길을 벗어나는 인생을 걷게 된다. 게다가 김PD는 그녀가 했던 두 편의 드라마( '햇빛 사냥' '노란 손수건') 모두의 연출자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마음 편하게 연기에 몰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대학생(경희대 호텔경영학부)이라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처지여서 더 없이 바쁘고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한다. 그러나 그녀는 부질없이 과한 욕심을 부려 자신을 괴롭히는 타입은 아니다.
"자질이 부족하거나 끼가 없다고 느껴지면 언제라도 그만둘 생각이에요. 좀 뜬다고 해서 가수나 진행자 같은 곁길을 기웃거려 내 재능을 탕진하지도 않을 거고요. 연기자의 외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저한테는 벅차거든요."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