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21>14<나는이렇게생각한다>한국농업 해외진출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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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설광언(薛光彦)박사의 글을 읽고 우리 농업에도 글로벌 경영방식의 도입이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난을 재배하는 야마모토씨의 경우에서와 같이 생산과정의 국제분업화 추세는 향후 세계농업의 보편적 현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발족과 지역적인 자유무역협정의 확대발전으로 농업관련 해외투자와 경영여건도 그만큼 용 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분업화 논리는 농업의 본질과 역할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고 효율성만 강조하는 논리로 이해되기 쉽다.우리 정부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타결되고 각종 농업지원대책을 수립,집행키로 한 것은 농가피해를 보상하고 우리 농업 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수입에 의한 식량조달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국내농업을 보호하는 것은 농업이 갖고 있는 중요한 외부효과 때문이다.농업은 흔히 식량안보,환경보전,국토의 균형발전,전통문화 보존등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야마모토씨의 경우처럼 일본에서 개발된 종자를 태국에서 대량 배양하고 이를 다시 하와이에서 재배해 미국으로 수출하게 되면 이것이 일본 경제와 농업에 주는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물론 일본의 국민총생산(GNP)이 부분적으로 증가하고 농업생산기술을 계속 유지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하지만 이같은 종류의 농업생산은 농업의 순기능적인 외부효과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통상적인 제조업의 해외이전및 투자와 하등 다를 바 없다.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우리 농업과 농민도 세계화의 시각과 국제화의 마인드를 갖춰나갈 필요가 있다.그러나 농업과 같이 특정한 산업인 경우 왜 생산이 필수적으로 국내에서 이뤄져야 하며,농업생산의 해외이동에는 어떠한 한계가 있는지 골똘 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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