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 잠수대교 서남단에 추진해온 ‘떠 있는 섬’(floating island), 이른바 인공섬(조감도)이 내년 9월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시는 30일 “최근 C&한강랜드 등 8개 회사 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으며, 내년 5월 부분 개장을 거쳐 같은 해 9월 인공섬 전체를 개장한다”고 발표했다. 시는 당초 올 5월 인공섬을 개장하기 위해 지난해 8월 1차 공모를 실시했으나 적격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올 초에 2차 공모를 실시했다.
컨소시엄이 서울시에 제출한 계획안에 따르면 각각 5000·3000·2000㎡ 넓이의 인공섬 세 개가 만들어진다. 제일 큰 섬의 경우 서울광장 잔디밭 면적(6500㎡)의 77% 크기다. 이들 섬은 자체적으로 부력을 가져 한강 수위에 관계 없이 강 위에 떠 있게 된다. 각각 보행교로 이어져 하나의 큰 섬을 이루며, 잠수대교 및 한강공원 반포지구와도 보행다리로 연결된다. 내년 4월 잠수교의 왕복 4차로 중 2차로가 보행용으로 바뀌고, 반포대교 측면에 폭포식 분수가 설치된다.
각 섬에는 꽃봉오리 모양을 한 건물들이 들어선다. LED 글라스 소재로 외벽을 마감해 야간에는 ‘안개 속에 핀 등불’을 형상화한다.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에 지을 정부청사의 설계를 맡은 김태만(42)씨가 디자인을 책임진다.
가장 넓은 1섬은 다목적 홀을 갖춘 공연문화 공간으로, 중간 크기의 2섬은 문화체험 위주의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3섬은 수상레저 기능의 공간으로 각각 사용된다. 인공섬 앞의 둔치도 옛 한강 모습을 복원해 특색 있는 공원으로 조성된다. 인공섬에서 이뤄지는 일부 공연을 둔치에서 감상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컨소시엄에는 한강유람선을 운항 중인 C&한강랜드 등 C&그룹 계열의 3개사와 대우건설·쌍용건설·STX건설·외환은행이 포함돼 있다. 컨소시엄은 총 공사비로 3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서울시 투자기관인 SH공사도 19.9%의 지분율로 사업에 참여한다. 20% 이상일 경우 대주주 규정을 적용받기 때문에 지분율이 20%를 넘지 않도록 했다. 서울시는 SH공사의 지분 참여에 대해 “지나친 수익성 추구를 방지하고 최소한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컨소시엄은 BOT(Build-Operate-transfer) 방식으로 건설 및 운영을 맡고, 20년 뒤 서울시에 소유권을 넘기게 된다.
목영만 한강사업본부장은 “플로팅 아일랜드는 경복궁∼세종로∼남산∼잠수대교∼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지는 국가 상징가로 상의 문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