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치에 지역政黨 바람-내고장 이익 표방 創黨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최근 일본에「내고장 이익지키기」를 표방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당(政黨)이 속속 등장,주목을 끌고 있다.
「지역정당」으로 불리는 이들 정당은 각자 자기 지역에 기반을두고 환경.교육.복지 문제부터 쓰레기 수거방법에 이르기까지 지역현안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일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들의 지역성이 위력을 발휘했지만 일본의 지역정당은 한국처럼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몇몇 중앙거물 정치인들이 좌지우지하는 정당이 아니라「밑에서부터 시작된정당」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정반대다.
최근 2년 사이에 결성된 지역정당은▲니가타(新潟)「시민정당 니가타」▲규슈(九州)지역「로컬 파티(지역정당)를 생각하는 모임」▲고베(神戶)중심「리버럴 긴키.효고」▲도요카와(豊川)「시민의모임」▲시즈오카(靜岡)「지방의원 정책연구회」▲도 쿄(東京)「도쿄시민 21」등이다.홋카이도(北海道)에서는 홋카이도 지사출신인요코미치 다카히로(橫路孝弘.64)를 중심으로 지역정당 설립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중「풀뿌리민주주의」를 내걸고 지난해 10월 발족한「시민정당니가타」는 원전(原電)반대 등 다양한 환경보호 정책을 제시해 지역주민의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5월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중의원 의원을 중심으로 설립된「도쿄시민 21」에는 자민당과 통합야당인 신진당을 다 꺼리는 지방의원과 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역정당들은「피부에 와닿는 정당」「서민감각을 발휘하는 정당」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때문에 자민당.사회당 등 전통의 기성정당들은『지역정당은 우물안 개구리』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내심 긴장하고 있다. 지난 4월 지방선거에서 이른바 무당파(無黨派)유권자에게 외면당한 뒤 대책에 부심해 온 기존 정당으로서는 곳곳에 포진한 지역정당이 새로운 표(票)경쟁 상대로 부각될까 두려운 것이다.
표밭에 민감한 몇몇 현역의원들은 이미 지역정당에 추 파를 던지고 있다.
지역정당은 지역의 이익 외에는 별다른 정치이념을 표방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각 지역정당을 한데 묶어 연합전선을 구축할경우 중앙정치무대에서도 힘이 커지고 잘되면 정권장악까지 가능하다는「네트워크 정당」주장이 나와 활발한 논의가 일고 있다.
[東京=盧在賢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