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 이모저모-병원 주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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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숨진 희생자 가운데 3명(모두 여자)의 신원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은 채 서울용두동 동부시립병원과 신대방동 보라매병원에 안치돼 가족.친지의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
동부시립병원에 지난 1일 안치된 1명은 꽃무늬 바지와 흰색 부츠차림의 30대 가량으로 배가 임산부처럼 불러 있고 손가락에금반지를 끼고 있다.
또 보라매병원에 2일 안치된 희생자는 커트머리에 분홍색 반팔티와 회색치마를 입은 통통한 체격으로 얼굴을 알아 볼수 없을 정도로 시신이 훼손됐으나 배꼽 오른쪽에 배꼽처럼 파인 작은 흉터가 있다.
○…이들 신원미상자가 안치된 병원에는 1백명이상의 실종자 가족들이 찾아오고 영안실에도 수백통의 전화가 걸려왔으나 가족을 찾지 못한 상태.
신원을 쉽게 확인할 수 없는 것은 현장에서 이렇다할 습득물이발견되지 않은데다 시신이 훼손돼 지문감식도 별 효과를 못보고 있기 때문이며 여학생으로 보이는 시신은 손이 물에 퉁퉁 불어 지문채취가 어려울 정도.
○…2일 오후 시신으로 발견돼 서울중앙병원에 안치된 김선경(金羨京.23.이대음대 피아노과4)양의 가족.친지들과 학교.교회친구들이 몰려 눈물로 金양의 죽음을 애도.
金양은 충남 대천 보령병원 김우열(金又烈)병원장의 1남3녀중둘째딸로 백화점 인근 삼호아파트에서 피아노교습 아르바이트를 마친후 학생.학부모들과 함께 백화점에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서울 삼성의료원 영안실에 마련된 조희주(曺熙珠.28.여.
삼풍직원)씨의 빈소에는 曺씨의 약혼자 김준래(金俊來.30.진로건설 건축주임)씨가 묵묵히 빈소를 지켜 주위 사람을 숙연케 했다. 金씨는『내년초 결혼할 계획이었다』며『만난지 2년동안 1년3백65일중 3백일 이상을 만났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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