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병규·임창용 3인방 일본 센트럴리그 ‘한류’ 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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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8일 일본 도쿄의 진구구장. 요미우리 4번타자 이승엽(32)이 홈런을 쏘아올리고, 야쿠르트 투수 임창용(32)이 삼진을 잡아낸다. 같은 시각 나고야돔에서는 이병규(34·주니치)가 히로시마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며 승리를 이끈다.

야구팬들의 즐거운 상상이 현실로 다가온다. 이승엽·이병규·임창용 등 한국인 3인방이 28일 개막하는 일본 야구 센트럴리그에 나란히 출전한다. 일본 무대가 익숙한 이승엽과 이병규가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고, 투수 임창용도 당당히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승엽은 올 시즌을 앞두고 “최고의 성적으로 한국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을 마치고 팀에 합류한 뒤 타격감을 찾지 못했지만 개막을 앞두고 치른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상대팀 선발 웨이크필드를 상대로 2안타를 기록하며 감각을 끌어올렸다.

공을 때리기에 앞서 얼굴 높이까지 배트를 끌어올리는 등 타격 자세를 손봤고, 일본 야구 5년차의 경험과 지난해 왼쪽 엄지손가락 수술 이후 착실한 재활로 만족할 만한 몸 상태를 만든 점이 홈런 40개 이상을 자신하는 이유다.

오치아이 주니치 감독에게 일찌감치 붙박이 우익수와 3번타자를 낙점받은 이병규는 시범경기 13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45타수 15안타)·7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이병규의 목표는 타율 3할. 이병규는 “지난해는 일본 야구 적응에 주력했다. 올해는 더욱 잘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임창용의 재기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시범경기 7경기에서 1패를 기록했지만 7이닝·1실점(자책점 1.29)으로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찼다. 선동열(삼성 감독)에 이어 일본 진출 첫해부터 최고의 마무리 투수를 꿈꾼다.

한국 무대에서 검증받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관전 포인트다. 주니치의 타이론 우즈(전 두산)는 홈런타자 명성을 올해도 이어갈 태세. 지난해 야쿠르트에서 다승 1위(16승), 평균자책점 2위(2.84)의 성적을 거두고 요미우리 선발진에 합류한 세스 그레이싱어(전 KIA)와 지난 시즌 두산에서 22승을 거둔 뒤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은 다니엘 리오스도 지켜볼 만하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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