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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뿌리내리기>2.지방행정의 변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서울시는 최근「서울시 경영진단」보고서를 만들었다.
삼성경제연구소.서울대경영연구소.서울시정개발연구원등 5개 연구기관이 합동으로 만든 이 보고서는 지방행정이「군림행정」에서「주민만족행정」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인력재배치를 포함한 서울시 조직과 기능에 대한 전반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지적 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민선단체장들에게는「주민만족 행정서비스」를 위한 조직개편및 운영이 최대의 과제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얼마만큼 지방자치단체 조직과 운영을 지역특성에 맞게주민위주로 재편성하고 지방공무원 자질을 향상시키는가에 지방자치단체의 사활(死活)이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전형적인 탄광촌 밀집지역으로 폐광에 따른 존폐위기에 놓인 강원도태백시나 농촌지역인 경기도여주군의 국.과.계 조직편성을 보면 큰 차이가 없는 모순이 있었다.
또 서울시내 25개 자치구의 경우 지역특성이 명확히 다른데도3실.5국.24과.82계.1보건소로 편재돼 있다.
관선 시장.군수들은 자율권도 부족했지만 지역실정에 맞게 행정조직을 신설하거나 주민행정수요를 자발적으로 알아내 조직을 개편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이런 현상이 생겼다.
일본 도쿄(東京)都내 무사시노(武藏野)市는 주민만족행정을 위해 신설.개편한 조직을 바탕으로 한 각종 정책개발로 유명하다.
그래서 일본안에서「정책 실험실」또는「변혁의 아성」으로 불리고 있다. 무사시노市가 지난 4월 신설한 생활문화과.복지계획과.
복지서비스과는 고령층이 많은 지역특성 때문에 만든 조직이다.생활문화과는 시민요망접수및 소비생활상담,복지계획과는 실버버스운영과 노인.장애인 의료지원,복지서비스과는 노인복지수당및 장 애자원호업무를 전담하는등 주민행정욕구에 발맞춰 조직을 개편.운영하고 있다.
무사시노市가 일본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걷는 곳임에도 주민들의 불만이 없는 것은 끊임없이 주민만족행정서비스를 위한 노력을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불량주택 밀집지역으로 재개발지구가 많은 서울시 성북구청장으로당선된 진영호(陳英浩)씨는『구청 조직에 대한 전반적인 진단을 실시,주민위주의 행정서비스를 위해 재개발계등 과.계를 신설.개편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무착오로 민원인이 관청에 발걸음을 다시 하게될 경우 교통비를 보상해주는 서울 송파구청의 민원보상제나 백화점등에 민원코너를 설치한 경기도 과천시의 사례등이 행정품질의 쇄신 시도다.
국내에도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이처럼 행정쇄신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못지않게 주민만족 행정서비스를 위해 중요한 것은 직접 주민들과 접촉하는 공무원들의 자질향상이다.
서울시는 지난 5일 변호사.변리사.공인회계사.세무사.사회복지사등 자격증소지자를 일반행정직으로 특별채용할 수 있도록「서울특별시인사규칙」을 개정해 공포했다.전문가를 공무원으로 영입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함께 지방공무원들을 재교육시켜 제대로 된 행정서비스를 할수 있게 하는 노력도 절실하다.
이를 토대로 주민들이 관청에 가지않고도 각종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재택행정서비스제」등 다양한 주민만족행정을 위한 정책이 시행돼야 지방자치의 뿌리내리기가 가능하다.
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 박희봉(朴熙峰)박사는『조속히 지방자치를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각 자치단체가 과거의 행정편의주의적 자세를 버리고 행정수요에 따른 조직개편과 정책개발등을 통해 주민위주의 행정서비스를 펴나가는게 중요하다』 고 말했다.
〈李哲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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