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논단>東南亞조약기구 부활 중국팽창 견제위해 시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확대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NATO 확대보다 더 시급한 것은 이미 사멸한 동남아조약기구(SEATO)의 부활일 것 같다.
SEATO는 54년 필리핀.태국.파키스탄.호주.뉴질랜드.영국.프랑스.미국 등이 중국의 對아시아 확대와 침투를 억제하기 위해 결성,베트남전쟁이 끝난 뒤인 77년 효력이 소멸됐다.
그러나 현재 아시아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국의 팽창을 고려한다면 SEATO의 부활이 시급하다.
NATO 확대는 현시점에서 시급성이 약하다.옛소련 붕괴로 東유럽 공산주의의 위협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러시아도 현재 체첸사태에 군사력을 집중시키고 있어 다른 데 신경쓸 겨를이 없다.
하지만 아시아의 사정은 다르다.현재 중국의 국력은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또 원유매장지역인 南중국해 남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제도)에 대한 공격적 영향력 확대로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을뿐 아니라 동남아국가들에 대한 헤게모니 확 보를 노리고있다. 그러나 아시아에는 NATO와 같은 어떠한 구체적 안보기구가 결성돼 있지 않아 전략적으로 임자없는 지역이나 다름없다.
미국이 일본.한국.러시아와 임시방편적 안보균형체제를 겨우 마련해놓고 있을 뿐이다.
인구 12억명의 중국은 연간 10%의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있으며,이에 따라 매년 6천만명분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내고 있다.또 거대한 인민해방군은 날로 현대화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군이 현대화한다 하더라도 능력면에서는 보잘 것없다고 낙관론을 펴고 있다.중국군은 항공모함도,공중급유기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3백20만 대군이 인접국에대해 위협적이지 않을 수 없다.
비관론자들은 미국과 일본이 국방예산을 줄이고 있는 반면 중국은 국방비를 지속적으로 증액,軍현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중국은 또 핵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아시아국들의 이같은 요구는 美해군력 및 아시아 주둔 미군 감축을 중지하고 중국의 숙적(宿敵)인 베트남과 관계를 강화하라는충고를 담고 있다.
美정부는 일본에 대해 현재의 무역분쟁이 양국관계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對중국 견제에도 이롭지 못함을 이해시켜야 한다.또 중국과 고위급회담을 통해 상호간의 첨예한 이해 대립을 완화해야한다. 그렇다고 안보전략 차원에서 중국을 포위하는 것은 시기상조다.더구나 중국을 적국(敵國)으로 대할 경우 이는 스스로 중국을 적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따름이다.
지금 당장 시도할 수 있는 것은 SEATO 헌장(憲章)위에 덮인 먼지를 털어내는 일이다.
〈정리=陳昌昱워싱턴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