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지방선거의 의미와 政局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집권세력은 다당 구조를 다시 양당 구조로 바꾸려 할테지만 이것은 매우 어려워 보입니다.이제 한국정치는 매우 유동적이고 불안한 정국으로 돌입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金교수=3~4개 당이 참여하는 구도라고 하셨는데 네번째 당은 어떤 당이 될 수 있을까요.
▲張교수=민자당뿐 아니라 민주당도 분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민주당의 개혁세력이 지역주의 정당을 떠나 새로운 정당을 창립하는 것을 예상할 수 있지요.
▲李교수=한국은 87년 이후 계속 다당 구조에서 양당구조로,그리고 다시 다당 구조로 불안하게 바뀌고 있습니다.3당 합당으로 양당체제가 됐다가 국민당의 등장으로 다시 3당체제,그리고 민자.민주의 양당,또 다시 자민련의 등장으로 3각 체제가 됐습니다.이같은 불안한 양상이 적어도 내년 총선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개헌도 논의대상은 되지만 민자당의원 일부가 탈당한다 하더라도 민자당은 계속 개헌저지 능력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충청.강원이 자민련을 지지하지만 총유권자에서의 비중은 15%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물론 김영삼(金泳三)대통령 자신이 개헌을 원할 수도 있지요.
▲張교수=하지만 자신이 대통령을 꿈꾸지 않는 집권여당 의원들대부분은 내각제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金교수=의견이 엇갈리는군요.6.27선거로 지금까지 중앙과 지방의 상하관계가 이젠 수평관계로 변해갈 것입니다.따라서 중앙정치도 다핵(多核)적인 정국에 적응해야 되고 현재보다는 더 세련된 정치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이번 선거는 총선 과 대선으로이어지는 예비전의 성격도 강했던 것으로 보입니다.마무리 말씀을부탁드립니다.
▲崔교수=이번 선거에서 3金이 주도하는 지역주의라는 가혹한 현실이 다시 확인됐고 이로써 한국정치의 한계를 드러내주었습니다.우리의 과제는 지역주의라는 현실을 어떻게 제도화하고 중앙정치에서 조화시키는가에 있다고 봅니다.적어도 예견할 수 있는 미래에 지역주의는 중요한 정치구조로 자리잡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張교수=지역주의가 강한 나라에는 유럽의 네덜란드.스위스식으로 모든 정파가 정권에 참여하는 다극공존형 합의민주주의(Consociational Democracy)가 적합하다고 할 수있습니다.그러나 한국의 전통적인 중앙집권제는 이같 은 제도의 실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요.
▲李교수=세대교체의 핵심은 DJ가 쥐고 있습니다.JP의 재기는 결국 DJ가 지렛대 역할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죠.그렇다고 이번 선거가 DJ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아닙니다.오히려 DJ는 내각제를 추진할 것으로 보 입니다.저는지역주의가 점진적으로 약화될 것으로 봅니다.중앙과 지방이 매번싸울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선진국의 사회당이 脫과격화하는데에는지방집권 경험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그래서 단기적으로 갈등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주의나 중앙.지방간의 갈등이 약화될 것입니다.
▲金교수=일단 이번 선거로 한국의 민주정치가 진일보했다고 볼수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이 투표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정당이나 인물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갖고있다는 의미입니다.모든 정당이 시민의식이 변화 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민주주의의 정착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정리=趙泓植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