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 쌀회담 이모저모-日에 많은量요구 한국자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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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北-日 쌀회담이 막바지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양측은 26일 오전 일본정계 인사들이 참석한 모임을 연 데 이어 오후에는 실무자들이 다시 회담을 갖고 최종 입장조율을 계속했다.
○…26일 오전10시 도쿄(東京)시내 젠니쿠(全日空)호텔에서열린 4일째 회담에는 이종혁(李種革)등 북한대표와 지난 3월 북한을 방문했던 일본 연립여3당 대표단,각당 간부및 우에노 히로시(上野博史)식량청장관 등이 참석.
와타나베 미치오(渡邊美智雄)前외상은 회담에 앞서 기자들이『북한이 쌀을 어디에 사용할 지 「투명성」을 보장받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묻자 『쌀로 원자폭탄이라도 만드느냐』고 대답,투명성요구는 필요없다고 주장.그는 또『오늘중 결론이 날 것』이라고 호언. 북한의 이종혁은『70만t정도라면 받아 들이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더 주면 좋고 일본측에도 사정이 있다니까…』라고 말했다.李는 이어 『내년에도 쌀교섭을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쌀은 항상 필요한 것 아니냐.주겠다는 사람이 많 으면힘들게 농사지을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여운.일본측 참석자중 정치인들은 『유상.무상제공이 다 가능하다』고 대체로 적극적인 데 비해 우에노 식량청장관은 『(양측이 주장하는 쌀의 양이)차이가 많아 힘들다』며 일본정부측의 신중한 입 장을 대변.약 1시간30분동안의 회담이 끝난 뒤 일본측 여당대표들은 총리관저에가서 자체회의를 열고 최종입장을 정리.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일본총리는 26일 일부 언론에『北-日간에 쌀 1백만t을 주고 받기로 밀약이 돼 있다』는 보도가 난 데 대해『밀약같은 것은 없다.양측 어느쪽에서도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밀약설을 딱 잘라 부인.
○…일본의 쌀재고량이 총 78만t인 것을 모를리 없는 북한이끈질기게『1백만t을 달라』고 요구하는 데 대해 일본 정부내에는되도록 많은 쌀을 받아내기 위한「협상용 수치」라는 해석이 지배적.한편으로는 15만t을 무상제공키로 한 한국을 겨 냥해 「일본에 훨씬 더 많은 양을 의존한다」는 인상을 풍김으로써 한국을자극하는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정부관계자는「1백만t」에 대해『그저 말해보는 것뿐이지 않겠는가.많을수록 좋다는 얘기일 것』이라고 추측.일본 식량청의 한 간부는 올해 냉해(冷害)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한 뒤『재작년 냉해때 수입한 쌀의 재고분 78만t 이내에서 대응해야 한다.최대 50만t이 한도』라고 언급.이가라시 고조(五十嵐廣三)관방장관도 26일『(북에 제공할 쌀의 수량이)갑자기 비약하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東京=盧在賢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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