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기환경 그린 프로젝트’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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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심고 유해물질의 배출을 줄여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내건 ‘그린 프로젝트(Green Project)’다.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는 취지다. IAAF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여는 도시에 ‘그린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설명하곤 한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실사평가단장으로 지난해 2월 대구를 찾은 헬무트 디겔 IAAF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유치 도시의 환경과 생태적 측면도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마라톤의 경우 2∼3시간을 달리는 만큼 어느 스포츠보다 호흡량이 많다. 육상대회를 여는 도시의 공기가 깨끗해야 하는 이유다.

대구시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클린 & 헬스 대구 대기환경’ 계획을 발표했다. 대기 중 미세먼지와 오존 등 건강 위해물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줄여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겠다는 것이다.

◇“미세먼지를 줄여라”=대구시가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다. 지난해 평균 미세먼지가 53㎍/㎥(연평균 환경기준 50㎍/㎥)로 도쿄 29, 뉴욕 21, 파리 22㎍/㎥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의 주범은 자동차 배기가스다. 차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등록 자동차가 88만대다. 1990년의 4.2배다. 승용차의 수송 분담률이 34.4%로 대중교통 수송분담률 38.6%에 육박하는 것도 문제다. 아파트·도로 건설 현장과 도로에서 날리는 미세먼지도 많다.

시는 올해부터 매연 차량을 집중 단속한다. 구·군과 단속반을 구성해 매년 35만대씩 점검한다. 대회 전까지 시내버스와 청소차량을 모두 천연가스(CNG) 차량으로 교체한다. 매년 3000곳의 먼지 발생 사업장과 대기오염배출업소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시는 2011년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45㎍/㎥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비와 바람의 영향으로 매년 여름이면 대구의 미세먼지 농도는 크게 떨어진다. 지난해 8월 32, 9월에는 29㎍/㎥를 기록했다.

정병근 대구시 대기보전담당은 “연평균 농도가 45로 떨어지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 시기인 8∼9월에는 도쿄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녹지공간도 확충=시는 쾌적한 도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나무심기에 나선다. 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2011년까지 446만 그루의 나무를 심기로 했다.

경기가 열리는 대구스타디움과 선수촌 주변에는 숲을 조성해 공기를 정화하고 선수와 시민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도심을 도는 마라톤 코스 주변에도 가로수를 심거나 미니 숲을 만든다. 또 공공기관의 담장허물기를 통해 소공원을 만들고, 도심의 블록이나 방음벽에 덩굴식물을 심어 녹색도시의 면모를 갖추기로 했다.

권태형 환경녹지국장은 “계획을 차근차근 추진해 대회 때는 선진국 도시 못지 않은 대기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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