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위 우/먼/파/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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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하우스·골프장비·패션 업계 “여심을 잡아라”

영옥(여•38•서울 잠실동)씨는 최근 골프를 시작했다. 시간에 여유가 생기자 건강을 챙기고 골프 문화도 즐기고 싶어서다. 골프연습장에서 기본기를 익혔으니 이젠 필드에 나갈 차례. 내친 김에 그는 핑크색 캐디백과 아이언을 구입했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컬러가 젊은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 참 좋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여성들이 골프장에 몰리면서 여성 골프 인구가 전체의 35%에 육박할 정도가 됐다. 이에 발맞춰 새 단장을 마친 골프장과 핑크색 옷을 갈아입은 각종 골프용품들이 여성 골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 Country Club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편안한 부대시설로 리모델링

&nbsp봄 시즌을 맞아 여성 골퍼를 위해 새 단장을 한 골프장들이 눈에 띈다. 코스를 개조하거나 클럽하우스, 그늘집 등 각종 부대 시설을 보수하거나 증설한 곳이 많다. 지난 18일 개장한 제주 부영 컨트리클럽(이하 CC)은 난이도를 조금 낮춘 9홀 코스를 따로 조성해 여성이나 초보 골퍼들을 공략하고 있다. 해비치서울CC 역시 그동안 다소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 왔던 6∼7개 홀의 그린 난이도를 하향 조정했다. ‘포대 그린’의 높이와 벙커턱 높이를 낮춰 리모델링한 것.
 여성들이 골프장을 선택할 때는 코스 외에 부대 시설과 인테리어에 대한 평가도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도 용인의 아시아나CC는 클럽하우스와 함께 티하우스, 그늘집 등을 리모델링 하고 있다. 남부CC 역시 그늘집 공사를 진행 중이다. 양평 T.P.C 골프클럽의 여유롭고 목가적인 클럽하우스는 여성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다. 클럽하우스 2층의 VIP 고객을 위한 전용 층은 침실•다이닝룸•접견실•사우나 등이 따로 구성되어 있어 프라이빗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경기도 광주의 경기 샹그릴라CC는 코스와 각종 부대시설을 보수해 오는 29일 재개장 예정이다. 특히 로맨틱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단체실과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노천탕은 여성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 Golf Club & Ball
기능은 기본, 감각적인 컬러로 업그레이드

&nbsp우아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여성용 아이언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테일러 메이드에서 지난 1월 새로 선보인 ‘여성용 r7 CGB MAX 시리즈’는 실버톤 헤드에 그립을 감싸고 있는 핑크 컬러가 특징. 클리브랜드의 신제품 CG 핑크 아이언은 헤드와 그립 부분에 경쾌한 로즈 핑크를 입혀 여성들을 공략하고 있다. 테일러메이드-아디다스골프 마케팅팀 김영무 상무는 “여성 골프용품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기존 제품들이 디자인에 치중했다면 최근 제품들은 체형과 스윙 패턴까지 고려한 점이 특징이다. 컬러풀한 클럽 및 액세서리는 라운딩 할 때 남다른 감각을 표현할 수 있어 20대부터 40~50대 여성 골퍼까지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골프 선수 폴라 크리머가 최종 라운드에서 즐겨 사용한다는 핑크 공. 덕분에 핑크 공을 찾는 여성 골퍼들이 늘고 있다.
핑크뿐 아니라 오렌지•그린•옐로•블루 등 다양한 컬러들이 출시돼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테일러메이드-아디다스골프의 누들+레이디, 캬스코의 키라, 볼빅의 크리스털, 투어스테이지의 수퍼 뉴잉 등은 컬러 뿐 아니라 기능면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 Fashion
2030 위한 트렌디한 기능성 웨어

&nbsp전체 골프웨어 시장의 절반 가량은 여성이 차지한다. 골프 인구는 남성이 앞서지만, 여성 골퍼의 1인당 의류 구매량이 더 많기 때문이다. 골프 의류는 점점 젊어지고 있다. 중•장년층을 위한 ‘이지 캐주얼 웨어’에서 젊은 세대를 위한 ‘트렌디한 기능성 골프 웨어’로 변하고 있다. 캘러웨이 관계자는 “올 봄 여성 골프웨어는 일반 여성복의 특징을 차용해 세련된 감각을 표현한 아이템들이 눈에 띈다. 벌룬 소매나 볼레로•레깅스•니삭스 등이 골프 웨어에 접목돼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능성 골프웨어의 대표 브랜드인 나이키골프도 여성 의류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보그너와 닥스 골프 역시 클래식하면서도 감각적인 골프웨어로 여성 골퍼들을 공략하는 중이다.
 다양하게 나온 액세서리들도 그린 위의 패션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캐디백과 보스턴백도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디자인이 주목 받고 있다. 핑크나 오렌지, 레드 등 상큼하고 로맨틱한 컬러에다 화장품 수납 주머니를 달아 실용성까지 살린 것이 특징.

프리미엄 하현정 기자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촬영협조= 양평 T.P.C 골프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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