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사상 첫 ‘연봉 다이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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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프로야구 선수들의 연봉이 뒷걸음질 쳤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처음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2008시즌 등록선수 현황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연봉 삭감이다. 자료에 따르면 올 시즌 등록선수 415명의 총연봉(신인·외국인선수 제외)은 330억8175만원. 지난해 332억9345억원보다 0.6% 줄어든 액수. 등록선수가 지난해(393명)보다 22명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연봉은 더 줄었다.

KBO 관계자는 “총연봉 감소는 집계 및 발표를 시작한 99년 이후 처음이다. 그전까지 정확한 수치를 집계하지 않았지만 원년 이래 꾸준한 증가세였고,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때인 98년에도 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대 야구단 퇴출에 따른 위기의식과 연봉감액상한선(40%)의 폐지 효과가 수치상으로 확인된 셈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 팀 SK·두산을 제외한 모든 팀이 허리 띠를 졸라맸다. 특히 삭감 ‘칼바람’이 분 제8구단 우리는 지난해 현대 때와 비교해 29.5%포인트의 삭감률을 기록, 8개 구단 중 최고다. 삼성도 총연봉을 지난해에 비해 13.5%포인트 줄였지만 58억2325만원(1인당 1억1418만원)으로 여전히 1위다. 우리(29억1200만원)의 두 배 수준이다.

◇고액 연봉자는 ‘부익부’=연봉 1억원 이상의 ‘억대 연봉자’는 지난해 89명에서 94명으로 5명 늘었다. 프로야구 최고 연봉자는 삼성 심정수(7억5000만원). 자유계약선수(FA)로 2005년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이래 4년 연속이다. 4년간 총 62억원을 제시받았던 두산의 FA 김동주(7억원)는 1년만 계약하면서 삼성 양준혁과 공동 2위가 됐다.

올 시즌 연봉 톱10 중 FA가 아닌 선수는 ‘해외파’ 서재응(KIA)과 구대성(한화) 등 단 두 명. 예전만 못하다고는 해도 ‘FA=대박’ 공식은 여전히 유효했다.

정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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