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신문화사이버펑크>9.사이버 카페

스코틀랜드에서 런던으로 단체휴가온 걸스카우트 복장의 맨디 래드베리(18)는 카푸치노 한잔과 아몬드 크로아상을 들고 카페 「사이베리아」의 한 컴퓨터 앞에 앉았다.한시간 사용료 5파운드를내자 17인치 컬러 모니터에 「월드 와이드 웹」 화면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맨디는 시카고大에 유학중인 친구와 전자우편을 통해 한동안 이야기를 나눈뒤 워싱턴의 의회도서관으로 들어가 휴가중 준비해야 할 숙제 자료들을 찾아냈다.
런던의 지하철 「굿지스트리트」역 바로 뒤 전자상가 밀집지역인윗필드街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사이베리아」는 사이버 카페의원조임을 자처한다.
유럽지역에서 사이버 카페로선 지난해 9월 가장 먼저 문을 연이곳은 이미 외국인들의 관광코스가 되었으며 종종 사이버 예술가들이 방문해 즉석에서 행위예술을 펼쳐보이기도 하는 명소가 되어가고 있다.
「사이베리아」를 설립한 에바 패스코(36)는 폴란드 태생으로고향에서 은행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판매하기도 한 전문 직업여성.
그녀는 『영국에서 인터네트 사용자들 가운데 여자는 4%뿐』이라며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남녀평등을 위해 화.목요일 저녁엔 여자들만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실행시킨다』고 소개했다.
전자상가가 문을 닫아 손님이 비교적 적은 일요일 낮12시부터3시간 동안은 학생과 실업자들을 위한 무료 사용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사이베리아」의 홍보담당 매리언 버클리(30)는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 무렵엔 예약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월드 와이드웹」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며 『매일 아침마다 여러 단체에서 인터네트 교육 장소로 사용하고 영국 에만도 같은이름의 특약점이 네곳이 되었다』고 소개했다.
카페문화의 본고장 프랑스에서도 카페 「오르비탈」이 지난 5월2일 파리증권거래소 옆 명물「리바 샌드위치」레스토랑 위층에 문을 열었다.
손님들은 한쪽 벽에 나란히 놓인 486급 컴퓨터 6대에서 월드 와이드 웹을 헤쳐나가느라 여념이 없고 테이블마다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프랑스인 특유의 수다를 늘어놓고 있었다.
이 카페의 컴퓨터 망을 설치하고 손님들을 기술적으로 도와주고있는 밥티스트 카디유(29)는 『전화예약을 받을 수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의 관심은 뜨겁다』면서 『본격 바캉스철이 오면 야외에도 컴퓨터를 설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 했다.
에릭 허츠(24)는 미국 시애틀 15번가와 머서 거리가 만나는 모퉁이 부근에서 「인터네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40평 남짓 되는 이 카페는 여느곳처럼 몇몇 테이블에서 음료수나 간단한 식사를 즐기는 곳과 4대의 컴퓨터와 프린터 1대,그리고 그림이나 사진을 읽어들여 컴퓨터 화면에 띄울 수 있도록해 주는 컬러 스캐너 1대가 놓인 곳이 열려있다 .
컴퓨터 옆에는 인터네트의 전화번호부격인 자료목록 「인터네트 옐로페이지」가 놓여 있다.벽에는 인터네트 접속 사용료를 알리는종이가 붙어 있다.『카페는 단순히 식사하는 장소가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이곳은 컴퓨터와 통신망에 의해 대화의 대상을 카페에 모인 사람에서 전세계의 인터네트 이용자들로 넓혀놓은 것일 따름이죠.』 원래 평범한 카페였던 이곳이 사이버카페로탈바꿈한 것은 지난 1월.
에릭은 평소 알고 지내던 당시 카페 주인에게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인터네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인터네트를모르던 주인은 애초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으나 모터사이클 광이던 그에게 에릭이 인터네트상의 모터사이클 자료 를 찾아 보여주자 두말 않고 승낙했다.
에릭은 지난 4월부터 몇몇 친구들과 돈을 모아 아예 가게를 인수해 직접 꾸려나가고 있다.
그는 사이버카페 경영주답게 자신의 카페에 대한 정보를 인터네트에 띄워놓았다.덕분에 그는 국제적인 유명인사가 됐다.하루에도몇명씩 외국의 젊은 여행자들이 에릭을 만나러 그의 가게에 들르곤 한다는 것.에릭은 손님들에게 시애틀의 다른 사이버카페를 가르쳐 주었다.자신과 경쟁관계(?)에 있는 업소를 소개해 주는데대해 의아한 표정을 짓자 에릭은 『인터네트의 기본정신인 「정보의 공유」를 실천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런던.파리.시애틀=蔡奎振.權赫柱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