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쇠고기 수입 압력 '풀가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지명돼 미 의회의 청문 절차를 밟고 있는 롭 포트먼(사진.공화) 하원의원은 21일(현지시간) " 인준을 받으면 한국.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 미국산 쇠고기를 다시 수출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은 2003년 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된 이후 미국산 쇠고기를 전혀 수입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만과 멕시코는 이미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일부 재개했다.

포트먼은 이날 미 상원 재무위원회의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특히 일본은 이 문제의 해결을 미루며 질질 끌어왔으나 과학적 기준에서 보면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 일본이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면 한국.중국 등 다른 나라에도 유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자국산 쇠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일본 시장을 개방한 후 한국 등에 대한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25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초청 월례총회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일본을 따라갈 문제가 아니며 (안전성이 검증돼) 우리 국민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먼저 개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소비자단체들은 5월 초 미국 소 목장.도축장 등을 방문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한지 여부를 직접 평가하게 된다. 19~21일 한국에서 열린 한.미 제2차 광우병 전문가협의회에서 농림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를 위해서는 소비자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미국 측과 이렇게 합의했다.

박현출 농림부 축산국장은 22일 브리핑에서 "소비자단체의 현지 확인 이후 6월 초에 제3차 전문가협의회를 미국에서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돼야 수입이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국장은 "앞으로 양측이 안전성 문제에 합의하면 수입 재개 조건과 국내 수입위생조건 규정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윤.이승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