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격전장밀착점검>인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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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땅거미가 지는 인천의 전철역 주변은 북새통이다.서울에서 퇴근하는 사람들이 떼로 밀려온다.수를 헤아릴 수도 없다.아침이면 이들은 다시 서울로 떠난다.그들은 낮시간을 서울에서 보낸다.그러다보니 그들이 접하는 선거 소식은 서울 것들이다 .인천시장 후보들의 막바지 공략 목표는 바로 그들이다.
저녁때만 되면 각 후보 운동원들은 역주변에 몰려든다.운동원마다 한꾸러미의 홍보물을 안고 있다.그리고는 무차별 살포를 감행한다.서울에서 묻은 때를 벗겨주기 위해서다.
유독 민자당 최기선(崔箕善)후보의 운동원들이 눈에 많이 띈다.서울바람 차단 전략인 듯싶다.현재의 유리한 고지를 그대로 유지해야겠기 때문인 것같다.崔후보의 유세에는 제법 사람들이 모인다.그의 주변엔 지역유지들이 늘 함께 한다.그로서 는 서울바람이 옮겨와봐야 좋을게 없을 것이다.
요즘들어서는 명동성당 공권력 투입으로 애를 좀 먹었다.인천은천주교 교세가 센 것으로 알려져 있다.인천엔 성당만 67개소다.이곳에서 일요일이면 정부 비난 유인물을 배포했다.
민주당의 신용석(愼鏞碩)후보는 며칠 간격으로 아침에 전철을 함께 탄다.부평역과 인천역을 오간다.전철안에서 명함을 나눠준다.그리고는 아무나 붙잡고 말을 건넨다.
며칠전에는 전철안에서 경인전철을 「지옥철」이라고 명명한 사람이 자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그는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의 15일 인천유세로 힘을 얻은 듯하다.
말투도 아주 달라졌다.상당히 공세적이다.민자당 崔후보의 시장시절 업적을 물고 늘어진다.인천대학 시립화는 崔후보의 업적중 하나다.그러나 愼후보는 인천대학을 국립화시켰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저녁이면 대학가를 찾는다.대학생들을 상대로 즉석 유세를 펼친다.굴업도 핵폐기장 문제를 꺼낸다.
불과 며칠전만 해도 그는 엄청난 매터도에 시달렸다.바로 그의후보사퇴설이다.그러나 이제는 그 매터도에서 빠져나온 듯하다.
자민련의 강우혁(康祐赫)후보는 밑바닥을 누비고 다닌다.하도 시장을 돌아다녀 「장돌뱅이」란 별명이 붙어버렸다.
부평청과물시장.산곡시장.청천시장.갈산시장.효성시장.계산시장을번갈아 다닌다.그는 상인들 앞에서 즉석 유세를 펼친다.입만 열었다하면 인천의 자존심 회복이다.그는 현정권을 누구보다도 강력하게 비난한다.얼마나 목소리를 높이는지 한바탕 끝나고나면 상인들이 수박을 건네주기도 한다고 한다.
그는 남들이 오지 않는데를 잘도 찾아다닌다.며칠전에는 느닷없이 만수동 신한볼링장을 찾아갔다.어머니 볼링대회장을 찾아가서 시구를 했는데 마침 스트라이크를 기록했다.
후보들은 몸이 열개라도 모자란다.그러나 조금도 피곤한 기색이읽히지 않는다.
그만큼 정신적으로 긴장해 있기 때문인 듯하다.그러나 정작 유권자들은 느긋하다.
운동원들이 건네주는 홍보물을 사양하는 유권자들이 많다.
한마디로 귀찮다는 표정들이다.그러니 판세에도 변화가 없다.崔후보가 앞서가고 나머지 두 후보가 뒤쫓는 형세다.여전히 부동층은 30%다.
〈李年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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