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펴고 걸어야 꼬부랑 할머니 안 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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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 꼬부랑~ 꼬부랑 고갯길을 넘어가고 있네~”
동요 ‘꼬부랑 할머니’ 가사 일부분이다. 노래에 나오는 것처럼 꼬부랑 허리는 마치 할머니, 할아버지의 일반적인 이미지가 돼 버렸다. 그렇다고 꼬부랑 허리가 노화의 기본적인 증세는 결코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점차로 허리가 굽는 것은 잘못된 걸음걸이 탓일 수 있다. 걸음걸이가 잘못되면 허리가 아프고 허리의 통증이 요통이나 결림으로 이어져 나중에는 통증 부위가 넓어져 허리를 부여잡고 걸어 다니거나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며 걸음을 걷게 된다.
성균관대 척추 전문의들은 “척추 뼈가 굽어지는 것은 척추의 퇴행성 변화나 골절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은 이런 증상을 단순한 노화의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등이 굽어지면 외형적으로 보기 흉하거나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 뿐 아니라 정상적인 생활에도 지장을 준다. 따라서 허리를 제대로 펴고 걸을 수 없거나 현저하게 키가 줄어든 것이 발견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사진: 동화책 ‘꼬부랑 할머니’ 표지 이미지>

#허리가 굽어지지 않도록 하는 일상생활에서의 올바른 자세를 알아보자

-- 서 있을 때
서 있을 때는 허리를 쭉 펴고 될수록 키가 크게 서 있는 것이 좋다. 그러나 체중을 수시로 이쪽저쪽으로 옮기도록 한다. 한쪽 다리를 약간 높은 곳에 올려놓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골반을 전굴 시키고 따라서 척추의 지나친 요추 전만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높은 굽의 신발을 신는 것은 좋지 않다. 요추 전만증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 앉을 때
앉을 때는 허리 부분이 곧거나 뒤로 약간 굽혀진 상태가 유리하며 의자의 높이는 너무 높은 것이 좋지 않다. 왜냐하면 너무 높으면 고관절의 위치가 무릎 관절의 높이보다 올라가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요추 전만증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의자의 등받이는 딱딱한 것이 좋고 회전의자나 바퀴가 달린 의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오랫동안 앉아 있을 때는 가끔 일어나서 걷도록 하든지 한 다리를 다른 다리에 얹어 놓고 골반의 전굴을 유도한다. 의자에서 일어날 때는 단번에 일어나지 말고 일단 의자 끝으로 나와 앉았다가 일어나는 것이 요통의 재발을 막는 요령이다.

-- 운전할 때
운전할 때의 주의할 점은 의자를 앞으로 많이 끌어 당겨서 무릎이 굽어지게 하고 등받이에 충분히 붙어 앉아야 하고 머리받침과 안전벨트를 꼭 사용하도록 한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자주 차를 세우고 허리의 휴식을 취하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한다.

-- 물건 들어올릴 때
물건을 들어 올리는 것이 요통 유발에 끼치는 영향은 큰 편이다. 물건을 들어야 할 때는 그 물건의 크기와 무게를 잘 가늠하도록 하고 다리 간격을 넓게 벌려 안정된 자세로 시작한다. 허리를 굽히는 대신 무릎을 굴곡하여 물건을 들고 일단 든 물건을 몸에 가능한 한 붙여서 나르도록 한다. 물건을 끌어당겨야 할 때는 물건을 등 쪽으로 향하는 것보다는 가슴 쪽으로 향하는 게 좋다. 등을 굽혔다가 다시 펼 때는 천천히 부드러운 동작으로 해야 하고 허리를 굽힌 상태에서 회전 동작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잠잘 때
잠자리는 침대일 경우 너무 약한 스프링은 좋지 않다. 이런 때는 스프링 위에 두터운 합판을 놓아서 보완해야 한다. 잠자는 자세는 바로 누워 잘 경우 무릎 밑에 베개나 이불 같은 것을 받쳐 고관절과 슬관절이 굽혀지도록 하는 게 좋다. 옆으로 잘 때는 무릎과 무릎사이에 푹신한 베개를 끼워 넣는 것이 편하다. 잠자는 자세는 이런 자세 저런 자세를 따지기 보다는 자기가 편한 자세가 좋은 것이고 침대는 가능한 한 큰 침대가 요통 예방에 유리하며 또 가능하면 혼자서 자는 것이 좋다.

#요통 및 허리 디스크 예방과 치료의 10원칙
● 매일 규칙적인 걷기운동과 허리 근육 단련운동을 시행한다.
● 한 자세로 30분 이상 유지하지 않는다.
● 운동전에 충분히 근육과 관절을 풀어준다.
● 자기하는 일에 만족을 느끼고 보람을 찾는다.
● 일주일에 한번은 자연에 나가 심신의 스트레스를 푼다.
● 흡연을 피한다.
● 몸무게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한다.
● 2~3일 이상의 침상안정은 허리 건강의 적이다.
● 약과 물리치료를 되도록 멀리 한다.
●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환자 자신이 능동적인 치료자가 돼야한다.

정유진 객원기자 yjin78@joins.com

도움말=이종서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 재활의학과 이강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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