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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성적 98점 : 80점 … 중1 진단평가 성적 서울 강남·북 차이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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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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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시내 368개 중학교에 6일 실시한 중1 진단평가 성적표가 도착했다. 학생 개인 성적표 외에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5개 과목의 학교 평균 점수와 서울 시내 전체 평균 점수가 들어있었다. 교사들의 반응은 학교별로 엇갈렸다.

서울 강남 학원가를 끼고 있는 D중은 중1 학생 380여 명의 영어 평균 점수가 98점이 나왔다. 서울 시내 전체 학교의 영어 평균 점수(87점)보다 11점이 높았다. 이 학교 P교장은 “대부분 학생이 영어에서 거의 100점을 받았다고 보면 된다”며 “외국에서 산 경험이 많고, 그렇지 않은 학생도 대부분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한 결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학도 한 학급(38명)의 절반 이상이 만점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서지역의 A중 B교장은 이날 도착한 성적표를 보지 않고 퇴근했다. B교장은 “아마 성적이 강남지역 학교보다 100점 만점에 평균 30점 정도 낮을 것 같다”며 “지역 차가 분명한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좋은 학교를 만들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개인 성적표는 21일 학생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점수로 드러난 실력 차=이번 시험은 학생들이 초등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았는지 점검하고, 학력 미달자를 구분하기 위한 목적이다. 시험은 쉬운 편이었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본지가 서울의 강남·강동·강북·강서지역 7개 중학교 진단평가 성적을 취합해 분석한 결과 영어·수학 과목에서 지역 간 격차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강남지역 4개 중학교는 영어와 수학성적 평균이 100점 만점에 90점을 넘었다. 서울지역 전체 영어 평균(87점)과 수학 평균(83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강북에 있는 D중의 상황은 달랐다. 영어·수학의 평균 점수가 각각 80점이었다. 강서지역 A중은 두 과목 평균이 각각 60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과학 점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영어 성적이 좋지 않았던 강북 D중은 과학에서 84점을 받아 영어·수학 성적이 뛰어난 강남 D중 성적(83점)보다 오히려 좋았다.

◇학력 격차 해소 어떻게=서울시교육청은 학생 개개인에게 성적 외에 과목별 답지를 분석한 결과도 알려줄 계획이다. 학생 개개인이 어떤 영역에서 부족한지 진단하고 학부모와 함께 학습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학교는 학생들의 성적을 바탕으로 수준별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이번에 학교 간 과목별 평균점수처럼 지역 간 격차가 드러나는 성적정보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인터넷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교 간 비교가 이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진곤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영어·수학은 사교육의 영향과 학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시험 성적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며 “교육당국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학부모에게 전달하고, 지역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강홍준·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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