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30주기 기념展-갤러리현대 30일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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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생을 가난하게 살았지만 사과 하나도 여러 행상들을 돌아가며사주었던 박수근(朴壽根.1914~1965)화백의 타계 30주기를 기념하는 전시회.예정보다 열흘을 늘려 30일까지 전시된다.
가족.친척.이웃들에게 마냥 따뜻한 눈길을 보냈던 그의 성품만큼이나 순박하고 풋풋한 그림이 미공개작 19점등 모두 37점이걸려있다.
소개되는 그림은 대부분 朴화백이 50년대 중반부터 60년 중반까지 집중적으로 그린 것들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경제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 우리 서민들의 힘들고 고달펐던 일상을 한 점의 과장이나 허식없이 차분하고 정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무명옷의 아낙네들,동생을 업은 어린 소녀,먼 곳을 응시하는 노인,잎새 하나 없이 벌거벗은 나무등은 지금은 아련하게만 느껴지지만 그리 멀지 않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보게 한다.
현재 장년층에게는 무척이나 익숙한 모습들이다.
또한 이 전시는 오랜 세월의 비바람에 씻긴 화강암의 표면을 연상케 하는 그의 독특한 기법과 한번도 일본등에 유학가지 않고독창적 화풍을 개척했던 그의 예술혼을 대면하게 한다.(734)8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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