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스>다이젠버그 국제결제은행 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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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인 국제결제은행(BIS) 윔 다이젠버그총재(60)의 「발언수위」가 높아졌다.13,14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BIS연차 총회를 전후해 그는 각국이 나라 살림을 잘하라고 주문하는가 하면 살림이 시원치 않은 미 국을 나무랐다.세계 경기도 거론하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소신을 피력했다. 다이젠버그 총재는 14일 『인플레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전제하고 『통화가 평가절하된 나라들의 경우 수입가격 인상압력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다수 국가는 재정의 건전성에 주의하지 못함으로써통화정책의 신뢰성에 금이 갈 위험에 처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의 신뢰성은 중앙은행만이 세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게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지난 4월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달러약세의 주요 요인중 하나』라며 『미국은 달러약세를 방지하기 위한 정치적의지가 결여돼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출신 경제학자로 재무장관을 역임하고 현재 네덜란드 중앙은행총재와 BIS총재를 겸임하고 있는 그의 발언 강화를 「BIS의 위상 높이기」전략으로 보는 측도 있다.
BIS는 80년대 중반 은행들의 자산이 건전해져야 한다며 자산중 자기자본 비율이 8%이상이 되도록 이른바 「BIS자기자본규제」를 발표,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그래도 어디까지나 유럽기관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지난해 총회를 계 기로 BIS는세계기관으로의 변신을 모색,국제 경제에 대한 폭넓은 의견개진을하기 시작했다.더욱이 이런 다이젠버그 총재의 발언은 15일부터열리는 서방선진 7개국(G7)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처럼 비춰져 관심을 끌고 있다.
〈李商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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