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KBS.1TV "역사의 라이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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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KBS-1TV 『역사의 라이벌』의 「중앙집권이냐 지방자치냐,김종직과 성준」편(10일방영,연출 이달현.신재국)은 6.27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는 시청자들에게 지방자치의 참뜻을 엿보게 해준 시의적절하고 의미있는 프로였다.
이 프로는 조선 성종 재위때 유향소(留鄕所)의 설치를 놓고 벌인 훈구파와 사림파간의 첨예한 논쟁을 보여주면서 지방자치의 진정한 목적과 의의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하고 있다.
사회자의 언급처럼 이 프로의 취지는 5백년전이나 지금이나 지방자치의 근본원리와 목표가 다르지 않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다.유향소란 결국 오늘의 기초의회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역사의 라이벌』은 역사극이 주는 이같은 장점을 살 려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훈구파의 중심 성준(송재호扮)과 사림파의 거두 김종직(임혁扮)이란 두 역사적 인물의 팽팽한 대립,사림파의 개혁의지와 훈구대신들의 부패등은 바로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영원한 인간사의 모습이 아닌가.
여기에 사관격인 사회자를 등장시키고 극중 내레이션,전문가 진단등으로 짜여진 구도가 더욱 설득력있게 역사의 교훈을 전해준다. 이처럼 드라마의 감성과 다큐의 설득력이라는 양날을 적절히 구사해 시청 흡인력을 높인 점이 바로 가장 큰 강점으로 여겨진다. 『조선왕조 5백년』의 「한명회」편에 몰렸던 시청자들의 관심과 「PD수첩식」의 깔끔한 진행방식이 맞아떨어진 수확이랄까.
아무튼 TV 앞으로 끌어오기 어려운 20대 이상의 남성층이 주시청층이란 사실만 보아도 이 프로의 진가가 만만치 않 음을 짐작케 한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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