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선거운동-新安郡 섬공략用 선박 전세 海上戰 불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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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국에서 1만5천4백17명의 지방자치단체장 및 의원후보가 대거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 각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갖가지 이색 선거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후보가 워낙 난립,후보의 이름조차 제대로 몰라 눈에 띄는 홍보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당선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특히예전과는 달리 유권자들의 선거열기가 낮고 유세장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 바람에 후보들이 골목골목「표」를 훑는 선거운동을 펴고있다. ○…서울 강남구청장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박응격(朴鷹擊)후보는 교통정체지역의「오징어.뻥튀기 행상」수법을 활용,서울 동호대교남단 진입로.올림픽대로등에서 출근길 시민을 상대로 장미꽃을 정체에 시달리는 승용차안으로 일일이 넣어주며 한표를 호소하고 있다.
마포구청장에 출마한 민자당 조삼섭(曺三燮)후보는 「DEST」라는 모델학원으로부터 팔등신 모델 5명을 지원받아 연설회장에 등장시키는 미인계를 동원.
강동구청장으로 출마한 무소속 정안상(鄭安相)후보는 1t트럭의외부 차체를 녹색계통의 색테이프로 치장해 유권자들의 시선을 모으는 한편 야간유세에 대비해 강력한 조명장치를 부착하고 화물칸에 햇볕을 피하기 위한 천막까지 설치,「전천후」유 세를 벌이고있다. ○…경북 포항시장에 출마한 최수환(崔守桓.민자)후보는 홍보용 명함 뒤편에 항공.고속버스차편등 유권자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각종 교통시간 안내를 실어 눈길.
崔후보측은 이에대해 『생활정치를 실현하겠다는 취지에서 주민들과 직접 관련있는 생활정보를 명함뒤에 싣게 됐다』고 설명.
경남 진주시장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수생(金水生.57)후보는13일 오후 자신의 운동원.지지자들과 함께 시내 중심가인 중앙동 로터리를 출발,진주역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유세」를 펼쳤다.金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시장 내부로 자전거를 타고 들어가 노점상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지지를 호소하는등 자전거 특유의기동력을 발휘.
○…전남지사에 나선 전석홍(全錫洪.민자)후보는 선거운동기간이농번기인 점을 고려,연단을 사용하는 대형연설회는 삼가고 시골장터와 터미널등지를 누비거나 소규모의 즉석연설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있다.
또 섬으로 돼있는 전남신안에서는 후보자들이 스피커를 단 소형선박을 세내「해상(海上)유세」를 준비중이다.군선관위는 군수후보의 경우엔 한사람당 5척까지 유세용 선박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해 해상전(海上戰)이 불꽃튈 전망이다.
○…청중을 모으기 위한 아이디어도 백출하고 있다.
무소속 대전시장 후보인 이대형(李大衡)씨는 14인치 TV 9대로 만든 멀티비전을 8백만원에 빌려 활용중이다.
그는 자신의 경력등을 담은 홍보물을 방영하고 유행가 3곳에 가사를 바꾼「노가바」를 수시로 틀어 분위기를 잡고 있다.
마산시장 후보인 황철곤(黃喆坤)씨도 유세차량에 멀티비전을 설치,유권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밖에 자민련의 홍선기(洪善基)대전시장 후보는 유세장에 여론수렴함을 비치해놓고 즉석에서 시민의 건의나 질문사항을 받아 공개함으로써 「시민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 시장」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지방선거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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