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7명 전격 인사 … “정략적 인물 배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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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이명박 정부의 첫 군 수뇌부 인사가 실시됐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17일 오전 합참의장에 작전·정책통인 김태영(육사 29기) 1군사령관을 내정하는 등 대장급 7명에 대한 물갈이 인사를 발표했다. 이날 내정된 대장급 인사는 1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뒤 대통령이 임명한다. 합참의장은 국회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대장 진급 인사로 육군참모총장에는 임충빈(육사 29기) 육군사관학교 교장, 해군참모총장에 정옥근(해사29기) 교육사령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엔 이성출(육사 30기)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이 내정됐다.

또 육군 1군사령관은 김근태(육사 30기) 합참 작전본부장, 제2작전사령관은 조재토(학군 9기) 합참 인사군수본부장, 3군사령관은 이상의(육사 30기) 건군60주년기념사업단장을 내정했다.

중장급 주요 인사로 국군기무사령관에 김종태(3사 6기) 육군 교육사령관(소장)이 임명됐다. 3사 출신이 기무사령관에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사령관은 당분간 직무대리 형식으로 근무하며 이달 중 이어질 후속 인사에서 중장으로 진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서 1974년에 임관한 육사 30기 출신이 처음 대장으로 진급했다. 김은기(공사 22기) 공군참모총장은 지난해 4월 임명돼 유임됐다. 박인용(해사 28기) 합참차장은 후속 인사 때 교체될 예정이다. 정부는 당분간 남북 군사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해 우리측 군사대표인 합참차장을 대장에서 중장급으로 낮추기로 했다.

새 정부 들어 처음 이뤄진 이날 인사는 DJ·노무현 정부의 10년간 적체된 군 인사를 정리하는 차원이 크다. 조만간 교체될 합참차장까지 포함하면 대장급 9명 가운데 8명이 바뀌는 셈이다.

군 관계자는 “국방 정책을 남북관계에 종속시키려 한 참여정부에 깊이 관여했거나 정략적으로 행동한 군 인사는 가급적 배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임충빈 육사 교장을 전격적으로 육군총장에 발탁한 것도 그동안 왜곡된 군 인사를 바로잡자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육사 교장이 곧바로 참모총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창군 이래 처음이다. 정승화씨도 육사 교장 출신으로 육군총장을 지냈지만 1군사령관을 거친 뒤 총장으로 임명돼 임 총장의 경우와는 차이가 난다. 그러면서 4월 총선에 대비해 지역별로 고루 군 수뇌부를 등용했다.

대장으로 진급한 7명은 서울·경기 1명, 영남 2명, 호남 2명, 충청 2명 등이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영남 등 특정지역 출신으로 채운다는 오해를 사전에 불식시킨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 인사를 총선 전 또는 후에 할 것인지를 두고 청와대와 국방부는 고심했다. 그러나 이 장관이 정권 교체기의 군을 조기에 안정시키기 위해 총선 전에 인사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교체된 대장들은 잔여 임기를 6개월 남긴 상태다.

이 장관은 16일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이 대통령에게 인사안을 보고해 최종 결심을 받아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인사 발표도 극도의 보안 속에 이뤄졌으며, 이례적으로 이 장관이 직접 발표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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