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서울은 ‘세계디자인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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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힌릭슨 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CSID) 회장<左>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2010 세계 디자인수도 서울’의 로고를 발표했다. [뉴시스]

‘WDC 서울 2010’의 캐릭터. 성공회대 신영복 석좌교수가 만들었다. 산을 형상화해 ‘서’를 표현했고, ‘울’을 흘려 써서 한강을 나타냈다. ‘울’의 ‘ㅇ’을 나타내는 가운데 점은 서울시민 혹은 태양을 뜻한다.

1980년대 서울시는 ‘88올림픽 개최 도시’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했다. ‘올림픽을 치러 낼 만한 도시 인프라를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서울은 ‘2010 세계디자인수도(WDC)’임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는 17일 ‘세계디자인수도’ 주관 단체인 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CSID)와 공식 협정을 맺었다. 이로써 시는 WDC 브랜드 및 타이틀을 도시 홍보·마케팅에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서울을 ‘깔끔하고 쾌적하며 편리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취지다. ICSID는 올림픽으로 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해당하는 단체다. 서울은 지난해 10월 ICSID가 2년마다 공식 지정하는 ‘세계디자인수도’의 첫 도시로 선정됐다.

◇상징색 빨강으로 역동성 강조=시는 이날 협정식에서 ‘WDC 서울 2010’의 공식 로고 및 색상(빨강), 캐릭터를 발표했다. 이 로고와 캐릭터는 앞으로 버스 정류장 및 지하철역 같은 공공장소, 서울시가 발행하는 공공인쇄물에서 사용된다. 앞으로 ‘서울체’라는 새로운 서체도 개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WDC 서울’의 상징색을 빨강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역동적 도시 이미지를 주며 ^2002 한·일 월드컵의 상징 색깔로 부각됐고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재앙을 물리치는 색으로 여겨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국제적인 디자인 관련 단체와 연계해 서울의 브랜드를 고급화·세계화한다는 복안이다.

WDC로 확정된 도시는 모범적인 ‘디자인 정책’을 실시하고, 디자인산업 발달에 기여할 의무를 갖는다. 이 일환으로 시는 올해 10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국제디자인종합축제 성격의 ‘서울 디자인올림픽’을 개최한다. 2010년 10월에는 디자인 관련 전시컨벤션홀·정보센터·지원시설 등을 갖춘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현재의 동대문운동장에 완공한다.

◇공공디자인 정책도 가속화=오세훈 서울시장은 2006년 7월 취임하자마자 ‘디자인 도시’를 천명했다. 이듬해 5월 디자인 정책의 통합적 추진을 위해 권영걸 서울대 미술대학장을 부시장급으로 영입해 ‘디자인서울총괄본부’를 발족했다.

디자인총괄본부는 지난해 7월 행정 현수막을 철거하는 등 서울의 면모를 바꾸기 위해 힘을 쏟았다. 같은 달 ‘디자인서울’ 거리 조성 계획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11월까지 서울 시내 30곳의 거리가 ‘디자인 거리’로 조성된다. 이달에는 서울 시내 간판 숫자를 현재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서울시는 5월엔 서울을 상징하는 서체와 색을 결정해 ‘디자인서울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경원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서울의 도시 경관을 둘러보면 아직도 시각적 공해가 심각하다”며 “서울시의 디자인 정책을 가속화하는 데 ‘WDC 서울 2010’이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성시윤·최선욱 기자

◇세계디자인수도(WDC·World Design Capital)=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CSID)가 운영하는 프로젝트. 디자인을 이용해 발전을 도모하는 도시를 세계적으로 조명하겠다는 취지다. 2003년 ICSID가 참여해 출범시킨 국제디자인연맹(IDA)이 2년마다 국제경쟁을 통해 선정한다. 선정 도시는 ICSID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디자인 사업을 준비한다. 서울시는 WDC의 첫 국제경쟁에 공모해 지난해 10월 ‘2010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됐다. 1957년 창설된 ICSID에는 현재 50여 개국 150여 디자인 관련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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