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여성유권자 전략-좋은 이미지로 감성에 호소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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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조순(趙淳.민주)후보는 색깔있는 와이셔츠를 입기 시작했다.수수하던 넥타이도 화려한 색조로 바꿨다.도산서원 이사장을 맡았던꼬장꼬장한 한학자가 색깔있는 치장을 하는 것은 여성표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멋진 트렌치 코트 신사인 박찬종(朴燦鍾.무소속)후보나 정원식(鄭元植.민자)후보도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표 모으기에 골몰하고있다. 여성유권자는 상대적으로 감성적이다.때문에 후보들이 몸치장등 이미지 전달에 몹시 신경쓰고 있다.
후보들이 움직이는 곳에는 전문 코디네이터가 따라다닌다.머리모양.양복색깔 고르기에서 표정을 밝게하기 위한 화장까지 도와주고있다. 여성 참모를 기용하기도 하고 여성을 겨냥한 정책도 다양하게 내놨다.부인이나 며느리들까지 거들고 나섰다.
여성유권자에게 가장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朴후보로 알려져 있다.대통령선거 유세 때 트렌치 코트가 인상을 깊게 만들었다.우유광고가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만들어 놨다.가장 젊다는 것도 유리한 점이다.
따라서 새로운 여성표 공략보다는 지키는 것을 중심으로 전략을짜고 있다.조해진(曺海珍)부대변인은『피동적이었던 여성을 적극적인 여성으로 부각시키는데 여성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의 높은 인기도를 실제 득표력으로 연결하는데는 여성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여성은 여성으로 설득한다는 전략으로 여성 청년.대학생자원봉사자 2백명정도를 유세요원으로 훈련했다.
朴후보는 신촌문화축제.교보문고.마로니에무용제등에 참여해 여성들과 직접 접촉하고,수돗물.쓰레기등 주부들의 생활에서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관훈토론이나 KBS토론 때는 각각 프로덕션의 전문여성 코디네이터를 고용했다.미스코리아선발대회에서 포토제닉상을 받은 김옥경(金玉景)씨가 행사마다 수행하면서 조언하고 있다.
부인 정기호(鄭基鎬.56)여사는 최근까지도 매스컴의 인터뷰를사양해왔으나 이제 적극 나서고 있다.
안양 나자로마을등에서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해와 상대적으로 젊고,개성있고,자기 주장이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여성들을 접촉하고 있다.
趙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선정된 뒤에도 이화여대 석좌교수로서 강의를 계속하고 있다.부대변인에 KBS여성앵커출신인 정미홍(鄭美鴻)씨를 기용한 것도 여성을 겨냥한 포석이다.
의상디자인 학원을 경영하는 전문여성 코디네이터가 수행하면서 밝은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요즘은 너무 여성적인 분위기라는 내부 비판이 일 정도라고 한다.
이대 여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자원봉사자들로 VJ(Victory Jo)팀을 만들었다.이런 인연으로이대 동문들도 홍보활동을 돕고 있다.
여성민우회등 여성단체들의 지지도 확산되고 있다고 鄭부대변인은전했다. 평생 살림만 해온 부인 김남희(金南熙.64)여사까지 서울에 사는 두 며느리와 함께 1주일에 두곳정도 여성단체나 달동네등을 방문하며 소박하게 돕고 있다.달동네 방문등으로 민간보육시설에도 지원하는등 탁아시설에 정책의 역점을 두기로 했 다.
여성 정책전담부서도 두고,구청마다 여성전문 상담원 배치,학교급식 지원등도 여성 유권자를 겨냥한 공약들이다.
鄭후보는 코디네이터를 두자는 건의에『무슨 코디네이터까지 두느냐』면서 거절했다고 한다.때문에 관훈토론 때 양복과 넥타이가 모두 어두운 색이어서 내부 반성이 있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鄭후보는 여성 부시장을 두는 것도 검토하는등 여성표 공략을 주로 정책 대결로 기획하고 있다.
부인인 임학영(林鶴暎.65)여사는 독실한 신자로 교회 교우들을 통해 남편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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