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原電 인근에 원자력병원 추진…주민들과 거리 좁히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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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부산시 기장군에 원자력을 이용한 암 전문병원이 생긴다.

과학기술부는 부산시 기장군에 원자력의학원을 설립하기로 하고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병원은 부지 2만6940평, 건평 6200평에 200병상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총 예산은 887억원으로 올해 착공해 2007년 완공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부지의 대부분은 지자체가 제공하고, 건설비는 중앙정부가 대는 형식으로 사업이 이뤄진다. 초기 사업비의 경우 박관용 국회의장 등 관련 지역 국회의원 33명이 정부의 예산 지원을 요청해 50억원이 확보된 상태다.

기장군에 이런 암전문 병원을 세우려는 것은 인근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가동에 따른 주민복지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병원 부지 인근에는 고리원자력발전소 4기가 가동 중이며, 앞으로 4기를 더 세울 계획이다.

과기부는 기장군의 원자력의학원은 서울 공릉동 원자력병원과 부설 원자력의학원의 연구기능을 통합한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주로 방사선 등 원자력기술을 이용해 암을 전문으로 치료, 연구하게 된다.

이를 통해 주변 대학병원과 차별화할 예정이다. 이 병원에는 양성자단층촬영장치(PET),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 기기인 '사이버 나이프' 등을 비롯해 사이클로트론 등의 첨단 장비가 들어선다.

과기부 조청원 원자력국장은 "기장군.대학병원과 협력해 원자력의학원을 일본과 중국의 의료 관광지로 만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며 "현재 일본 관광객들이 양성자단층촬영장치나 성형수술을 위해 의료비가 싼 부산 등지로 의료 관광을 많이 오고 있는 점을 십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암 전문 병원의 경우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우리나라 의료기술이 일본에 뒤지지 않는 점도 이런 구상을 가능케 한다. 싱가포르의 경우는 의료 산업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관광객 유치와 외화 벌이에 재미를 보고 있다.

과기부는 최첨단 방사선치료장치인 중입자 가속기를 장기적으로 이 곳에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중입자 가속기는 한대에 1000억원가량 하는 것으로 기존 방사선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첨단기기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중입자로 암을 치료할 경우 부작용이 아주 적은 데다 치료효과는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도 일본이 최근 상용화에 나서고 있을 뿐 이제 갓 치료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최신 방사선 암 치료 장비다.

과기부는 오는 7월까지 부산 원자력의학원 마스터 플랜을 마무리하고 12월 기공식을 열 계획이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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