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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하는 봄기운이 차린 밥상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3호 33면

1 참나물 2 게살 냉이수프 3 숭어 4 전어나물 5 주꾸미 샐러드 6 땅두릅 튀김

모든 것이 가장 빛날 때가 있는데, 바로 ‘제철’을 맞았을 때다. 허영만 화백은 『식객』 ‘가을 전어 맛은 깨가 서 말’ 편에 이런 말을 적었다. “우리에게는 제철 수확으로 모든 먹거리가 자신의 존재가 가장 빛날 때 세상에 나오도록 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말이다.” 얼마 전 미식가들의 바이블인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두 개를 받은 주방장과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 요리의 진정한 가치는 “토스카나 지역의 제철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얻어지는 신선한 풍미”라고.

고도로 발전한 농수산업이 사계절 내내 풍성하게 식재료를 공급하면서 주부들의 장바구니 채우기 고민은 덜었지만 역시 제철을 맞은 식재료가 알찬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가장 알맞은 모습을 갖출 때까지 기다렸다 그것이 완성된 순간에 음미하는 맛. 그것은 식재료의 고유함에 ‘시간의 힘’을 더한 맛일 거다.

7 가리비 그라탱 8 유채나물 9 판자렐라(마늘 오일에 살짝 구운 빵과 봄나물에 타밴나드 소스와 페다치즈를 곁들인 것)

얼었던 땅을 힘차게 뚫고 나온 신선한 어린 나물들과 거센 물살 속에서 산란기를 맞은, 통통하게 살 오른 물고기들은 영양소나 맛 모든 면에서 ‘최고의 밥상’을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을 먹어야 할 것인가’ 하는 즐거운 선택뿐이다.

두릅 독특한 향이 있는 두릅은 땅두릅과 나무두릅으로 나뉜다. 땅두릅은 4~5월에 돋아나는 새순을 땅을 파 잘라낸 것이고, 나무두릅은 나무에 달리는 새순을 말한다. 두릅은 단백질이 많고 지방·당질·섬유질·인·칼슘·철분, 비타민 B1·B2·C와 사포닌이 많이 함유돼 있어 혈중지질을 낮추는 효과를 낸다.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김치·튀김·샐러드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참나물 미나리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봄과 초여름에 연한 잎을 잎자루와 함께 생으로 쌈을 싸 먹거나 나물로 먹으면 미나리처럼 은은한 향을 즐길 수 있어 입맛을 잃기 쉬운 때 유용하다. 특히 참나물 김치는 봄철 별미로 손꼽힌다.

냉이 어린 순과 잎이 뿌리와 더불어 이른 봄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나물이다. 한의학에서는 냉이의 뿌리를 포함한 모든 것을 제채(薺菜)라 해 약재로 쓴다. 따라서 냉이로 국을 끓이거나 조리할 때는 뿌리까지 다 사용해야 제대로 된 봄맛과 제철 산나물의 효능을 볼 수 있다.

유채나물 우리가 아는 바로 그 유채꽃의 어린잎으로 꽃이 피기 전인 3~4월에 먹어야 맛이 좋다.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씹을수록 달콤하고 쌉싸래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 깨끗이 씻어 소금물에 잠깐 데친 후 깨소금, 다진 마늘, 다진 파, 참기름 등의 양념을 해 무쳐 먹는다. 된장으로 무쳐도 제 맛이다.

그 밖에도 울릉도의 산야초인 전어나물을 비롯해 쑥·봄동·보리순·미나리·취나물·죽순·쑥갓 등이 대표적인 봄철 나물로 꼽힌다.

숭어 『자산어보』를 보면 “맛이 좋아 물고기 중에서 제일이다”는 말이 있을 만큼 예부터 음식으로서뿐 아니라 약재로도 쓰였던 귀한 재료다. 『동의보감』에서는 “숭어는 위를 편하게 하고 오장을 다스리며, 오래 먹으면 몸에 살이 붙고 튼튼해진다. 이 물고기는 진흙을 먹으므로 백약(百藥)에 어울린다”고 전해진다. 10~2월이 산란기로 봄철에 인기가 좋다.

주꾸미 전라남도와 충청남도에서는 쭈깨미, 경상남도에서는 쭈게미라 부르고, 일반적으로는 쭈꾸미라고 하지만 정확한 이름은 ‘주꾸미’다. 5~6월인 산란기를 앞두고 알이 꽉 차는 3~4월이 먹기에 가장 좋은 때다.

도미 맛이 담백한 흰 살 생선으로 예부터 혼인이나 잔치 음식에 쓰이는 등 귀한 재료로 여겨지고 있다. 단백질은 풍부한 반면 지방 함량이 낮고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영양 면에서도 우수한 식품으로 알려졌다. 몸에 기름기와 에너지를 축적하는 3~4월 산란기 이전이 가장 맛이 좋은 것으로 꼽힌다.

그 밖에 봄철에 사랑받는 해산물로는 가리비·대합·조기·바지락·파래·김·꼴뚜기 등을 꼽는다. 사진 신인섭 기자, 참고 네이버(두산백과사전)


사진은 서울신라호텔 ‘파크뷰’에서 3월 31일까지 진행되는 ‘봄 미각 요리’ 행사 음식이다. 칼슘과 비타민이 풍부한 각종 봄나물과 해산물을 이용해 라이브 푸드 섹션에서 즉석요리로 선보인다. 점심 4만9000원, 저녁 5만3000원. 문의 02-2230-3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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