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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초대석>비포 더 레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비포 더 레인』은 우리에게 생소한 마케도니아 출신 밀코 만체브스키감독이 만든 영화다.지난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대만의 『애정만세』와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영화제 수상작들의일반적 특성과는 달리 이 영화는 내용이 쉬운데다 재미도 만만치않다. 만체브스키감독은 고등학교를 마친후 마케도니아를 떠나 미국으로 이민가서 광고감독으로 일했다.광고감독 경력에 따른 특징들은 이번 작품에서 각 장면의 조형미 있는 구성과 빼어난 상징성,빠른 장면전환과 중간과정을 과감하게 생략한 비약적인 장면연결등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지역의 역사를 알면 영화의 재미가 더해진다.마케도니아는 그리스정교를 믿는 南슬라브계 민족의 나라로 옛 유고슬라비아연방의 남쪽 지역이다.서부는 알바니아와 접하고 있는데 국경지역 마케도니아측 1백㎞정도까지는 회교를 믿는 알바니아인 과 섞여 살고 있다.연방해체후 종족갈등이 심화돼 폭력이 횡행하는 바람에 유엔군이 주둔중이다.그 북쪽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족간의 살해.추방등 인종청소의 참상보다는 덜 하지만 상호갈등.증오는 문명사회의 것으 로 생각하기 힘들만큼 처절하고 비인간적이다.
이 영화는 이런 배경아래 이웃한 마을의 마케도니아인과 알바니아인들이 벌이는 증오와 폭력의 이야기에다 이른바 문명지역이라는영국 런던에서 벌어지는 폭력을 섞어 비인간적인 현실을 묘사하고있다. 영화는 세개의 이야기로 구성되는데 성폭행을 피해 마케도니아 남자를 죽이고 그리스정교 수도원에 피신한 알바니아계 소녀와 수도사의 사랑이야기와 그 비극적 결말이 첫 부분이다.두번째는 영국 런던으로 무대를 옮겨 자신과 새 인생을 설계하 려는 여인에게 재결합을 요구하는 전 남편을 쏴 죽이는 종군사진작가 이야기를 담고 있다.세번째 이야기는 마케도니아로 영구 귀국한 종군사진작가가 이전에 사랑했던 알바니아계 여인의 부탁으로 그녀의 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는다는 내용.간신 히 도망간 소녀는수도원으로 숨어들어 영화는 처음의 장면으로 돌아간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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