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활용 첨단제품 국산화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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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소리로 부품들을 용접하고 자르고 세척까지 한다.』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음파인 「초음파」를 이용해 신기술.신제품을 개발하는 연구활동이 국내산업계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보통 주파수 2만㎐이상을 일컫는 초음파는 그동안 음파의 발산.반사원리등을 이용,어군탐색기등 각종 탐지기와 인체내부 촬영용의료기기정도로만 이용돼왔으나 80년대이후 초음파가 물질내부구조에 물리적변화를 일으키는 성질에 착안한 각종 첨 단제품들이 세계시장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상태다.
물질의 재질까지 알 수 있는 초음파현미경,바늘로 찌를 필요가없는 초음파주사기,칼날이 필요없는 초음파절단기,열과 변형이 없는 초음파용접기등은 이미 실용화가 이뤄졌으며 최근에는 전력없이도 동력을 발생시킬 수 있는 초음파모터가 연구중 에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이들 제품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다 최근들어 의료기기.세척기등을 중심으로 국산화가 서서히 이뤄지고 있는 단계다.
전자의료기기업체인 메디슨은 7년여의 연구끝에 최근 컬러 초음파영상진단기등 3종류의 진단기를 개발,연간 1천만달러의 수입대체효과가 기대되는 상태인데 2차원의 흑백화상만을 제공하던 기존의 초음파영상진단기에 비해 효과가 훨씬 뛰어나 수 출도 예상되고 있다.
또 주방기기업체인 ㈜에넥스는 그릇을 물에 담기만 하면 초음파가 발생시킨 물거품이 음식찌꺼기를 완전히 제거,헹구기만 하면 되는 「초음파 식기세척기」를 국내최초로 개발,시판에 들어갔다.
에넥스의 이 제품은 지난해 ㈜아시아초음파가 자체적으로 개발한공업용세척기의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초음파 진동이 일으키는 마찰로 접촉면이 순간적으로 녹으면서 달라붙게 하는 초음파용착기(鎔着器)의 경우도,각업체에 의해 국산화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단계며 동아초음파의 경우 이 분야 세계특허를 갖고 있는 「소닉스 앤드 머티어리얼」사와 공동으로 초음파 금속용접기의 생산도 준비중이다.
초음파를 발생시키는 첨단핵심부품인 진동소자의 경우도 수년전까지 일본에서 전량 수입했으나 ㈜일산썬텍의 국산화제품이 올해부터국내시장을 완전히 장악,연간 20억원의 수입대체효과를 거두고 있다. 아시아초음파의 김윤수(金允洙)사장은 『내일 당장 어떠한초음파 이용제품이 세계시장에 등장할 지 모를 정도로 초음파는 응용이 무궁무진한 분야』라며 『국내의 경우 중소업체들이 학계를가르쳐야 할 정도로 전반적인 기술수준이 뒤처져 있어 이에대한 연구풍토 조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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