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사회당 新黨결성 선언 배경-"저항정당 체질 벗겠다"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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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본 사회당은 27일 임시전당대회에서 신당(新黨)결성 의지를밝힌「95년선언」을 채택함으로써 반세기동안 계속 유지해왔던 저항정당 체질과의 결별을 선언했다.그러나 신당구상을 반대하는 대의원들의 목소리도 적지않아 앞으로 난항이 예상된 다.
이번 선언의 핵심은 그동안 당내 논란이 돼왔던「민주주의.리버럴」신당구상에 형식상의 결론을 내렸다는 점이다.그러나 신당결성은 목표일 뿐 이를 구체화시킬 만한 요건들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예컨대 신당의「얼굴」이 될만한 지도자가 없으며 명확한 이념이부족하다.대중적 인기가 높은 요코미치 다카히로(橫路孝弘)前홋카이도(北海道)지사에게 당을 맡아줄 것을 요청하고는 있으나 좀체고개를 끄덕여주질 않는다.또「관용(寬容)있는 시민정당으로서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생활자나 젊은층으로부터 지지받는」정당을 지향한다고 했지만 뚜렷한 방향성이 없다.이번 선언으로 당의 강령적(綱領的)문서인 86년「新선언」에 담긴「사회주의」란 표현만 사라졌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정당 을 만들어나갈 것인지에 대한내용이 제대로 정리돼 있지 않다.
사회당은 당초 이번 임시전당대회에서 출석대의원 3분의 2의 찬성을 얻어「95년선언」을 86년「新선언」을 대신할 당의 강령적 문서로 삼을 계산이었다.그러나「95년선언」은 일반 의안(議案)과 마찬가지로 출석대의원 절반이상의 찬성을 얻 어 가결되는「정치선언」으로만 채택됐다.신당결성에 신중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총리 지지파들의 맹렬한 반대때문이었다.「95년선언」에서 발표한 새로운 정책목표도 시기를 놓쳐 의미가 퇴색됐다.
사회당의 한 중진의원은『사회당이 지난해「55년체제」아래에서 대립관계에 있던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정책에 참가할 당시 서둘러 정책전환을 했어야 했다.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면 적어도 연립정권 출범직후 전당대회를 열었어야 했다』고 지 적했다.이제와서「자위대 합헌(合憲)」「美日안보조약 견지(堅持)」등을 내세워봤자 사회당의 변화를 제대로 인정해줄 리가 없다는 것이다.
사회당은 오는 7월의 참의원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사회당 이탈현상」을 막아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재생(再生)이 어렵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東京=金國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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