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월스트리트저널>미국 자유무역 포기 自國車산업에 惡手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일본이 링컨車를 사게 만들자.』 미키 캔터가 이런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최근의 대일(對日)무역보복은 이 한마디 메시지로 요약된다.그러나 렉서스.인피니티.아큐라 같은 일본 고급승용차에 1백% 관세를 물린다고 과연 그의 뜻이 이뤄질까.
도요타는 당분간 관세를 먹어 치우겠다고 이미 선언했다.관세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시판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캔터나 그의 보스인 클린턴이 진정으로 일본에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면 보다 강력한 방법을 동원해야 옳았다.
관세를 올리는 방법보다 컵받침대 장착을 금지했으면 어땠을까.
컵받침대 없는 렉서스를 몰다 콜라나 커피를 흘린 일이 잦은 사람들은 『불편한 차를 사지 말라』고 떠들고 다닐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터무니없게 들리겠지만 적어도 1백% 관세라는발상보다는 상책(上策)이다.
알고 보면 미국의 자동차시장 역시 일본 못지 않게 폐쇄적이다.수입트럭에 매겨지는 25% 관세는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다.실상 미국이 일본보다 더 개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국의 시장을 뚫기 위한 일본 자동차회사들의 노력이 미국회사보다 훨씬 치열했다고 보아야 한다.
가령 포드는 일본수출 물량 대부분을 히로시마 마쓰다社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마음만 먹으면 미국본토에서 생산해수출할 길이있는데도 현지생산이라는 손쉬운 길을 택했다.
빅3는 80년대 이후 본국시장에서 일본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회사들과 필사적으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요소를 떨치고 오늘날의 강한 경영체질을 지니게 됐다.크라이슬러의 작년 한해 순익은 일본 5대 완성차업체의 순익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 자유무역에 대한 강한 신념이 미국자동차업계를 구원하고미국 드라이버들에게 자동차천국을 향유케 한 셈이다.그런데 미국정부가 이를 발로 차 내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