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통문화등 愛國주의 열기-개방대륙에 복고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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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개혁개방의 파고가 드센 중국 대륙에 복고(復古)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중앙전시대(中央電視臺.CCTV)에서는 漢말기를 무대로 한 삼국지(三國志) 드라마가 한창이고,문단에선 증궈판(曾國藩).리훙장(李鴻章)등 청말(淸末)정치가들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 열기가높아 「청사열(淸史熱)」로 불리고 있다.
지난달말엔 중국의 8대 문화계 원로가 「소년고전학교」 건립을부르짖었는가 하면,중국 최고의 명문대학인 베이징(北京)大는 「중국전통문화센터」를 설립,CCTV와 합작으로 1백50부짜리 대작인 「중화문명의 빛」 촬영작업에 들어갔다.
저장(浙江)省에선 故저우언라이(周恩來)총리의 옛집등 30곳에「애국기지」를 건립했고,톈진(天津)市는 5만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애국주의교육걷기운동을 전개했다.
광둥(廣東)省은 3글자로 엮어진 교훈집인 『신삼자경(新三字經)』을 만들어 이미 2만여권을 발행했다.
중국사회 전반에 걸친 이같은 복고 분위기는 바로 黨의 대대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아래 추진되고 있다.
표면상으론 사회주의시장경제 추진과 함께 스며든 자본주의의 병폐,즉 도덕성 붕괴를 막자는 취지를 내걸고 있다.지난 78년 개혁개방정책이 펼쳐진 이후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그에못지않게 황금만능주의와 같은 자본주의 폐해가 침 입,도덕성이 붕괴되는 심각한 문제점을 야기시켰다는 것이다.그러나 홍콩의 중국문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대륙의 복고바람이 덩샤오핑(鄧小平)사후를 겨냥,치밀하게 전개되고 있는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의 이미지 제고작업이란 분석을 낳고 있다.
전통문화 부흥을 외치는 대표주자가 바로 江주석이기 때문이다.
江주석은 바로 이같은 복고사상을 이용,鄧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江주석은 올해초 평소 즐겨 입던 신사복 대신 마오쩌둥(毛澤東)복장을 한 채 黨중앙기율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거나 지방순시에 나서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 鄧의 계승자보다는 마오쩌둥시대로 회귀 냄새를 짙게 풍겼다.또 二胡나 簫와 같은 전통 중국악기를 잘 다루는 江주석은 지난해말 경극(京劇)의 대가인 故메이란팡(梅蘭芳)탄생 1백주년 기념식에 참석, 전통문화 창달과애국주의를 연계시키기도 했다.
江주석은 특히 지난달 지난 60년대 레이펑(雷鋒)에 비유될 콩판선(孔繁森)따라배우기 운동을 전개하는가 하면,新華통신은 시장경제가 초래한 도덕성 타락을 타개하기 위해 유교사상 회복을 강조하고 나섰다.이는 江주석이 鄧과의 차별화를 통 해 본격적인홀로서기에 나섰음을 공식적으로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같은 복고바람을 이용,독자적인 지도력을 확립하려는 江주석의 홀로서기는 일반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홍콩=劉尙哲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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