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여행>제주 모슬포~마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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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상에는 얼굴색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살고있다.고기도 마찬가지다.
바다낚시의 대상어종인 돔의 세계에도 인간 세계와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돔 4형제」가 살고 있다.이 중에서 낚시인들이 가장 즐겨 낚는 돔은 40㎝ 전후의 현란한 은빛에 찬란한 부챗살 지느러미를 자랑하는 하얀 감성돔이다.
인간 세계에서 백인들이 뽐내고 있는 것처럼 돔의 세상에서도 백색돔이 여왕처럼 뽐내고 산다는 것은 참으로 묘한 인연이다.
인간 세계의 홍인종에 비교되는 돔은 참돔이라 불리는 빨간색 돔이다.큰 놈은 1m짜리도 있다.
아가리가 단단하고 통이빨을 가지고 있어 쇠젓가락도 부러뜨린다는 속설이 있는 돌돔은 거무죽죽하다.그리고 인간세계의 흑인종과같이 새까만 색깔을 가지고 있는 흑색돔은 뱅어돔이다.
감성돔과 참돔은 그래도 회유반경이 넓어 낚이는 해역이 광역화돼 있다.그러나 돌돔은 서식지역과 회유반경이 비교적 한정돼 있기 때문에 추자도.관탈도.황제도.여서도같은 남해 청정바다를 찾아가야 한다.그렇다면 보기는 흉칙하나 맛만은 그만 이라는 흑색어종인 뱅어돔은 어디로 가야 낚을 수 있을까.
뱅어돔의 특산지역은 옥돔과 함께 제주도 일원이다.그 중에서도국토 최남단에 위치한 마라도와 그 중간에 떠있는 가파도,그리고우도는 가을과 여름에 걸쳐 연중 두 차례의 뱅어돔 파시가 서고봄.가을에도 낱마리로 선을 보인다.비행기나 배편으로 제주공항이나 제주항에 내려서 모슬포까지 육로로 달리면 가파도를 거쳐 마라도에 가는 여객선이 있다.하늘.땅.바다를 연결하는 다이내믹한낚시여정이다.
마라도에 상륙하면 국토 최남단을 지키는 등대와 함께 최남단비가 서 있고 몇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남쪽바다는 태평양과 붙어 있고 북쪽바다는 대한해협이며 동서남북 어느 해안에서든지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한국견지낚시클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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