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분석>7.서울시장선거-公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서울 시민은 이제 교통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괜시리 아침 일찍 집을 나설 필요가 없다.차는 쏜살같이 직장으로 갈 수있다.차 세울 데를 찾아 거리를 빙빙 돌 필요도 없다.곳곳이 주차장이다.
밤거리도 편안하게 활보할 수 있다.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마음껏 마셔도 된다.돈주고 사먹는 생수는 필요없는 세상이 된다.굳이 좋은 공기를 마시러 교외를 찾을 필요도 없다.서울시내에서 심호흡을 하면 그것이 곧 건강이다.심지어 맞벌이 부부는 애키울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동마다 탁아소가 있다.정말이지 꿈같은이야기다.서울은 말 그대로 지상낙원인 셈이다.민자당의 정원식(鄭元植),민주당의 조순(趙淳),무소속의 박찬종(朴燦鍾)세사람은서울을 이렇게 바꾸어 놓겠다고 장담한다.그들의 주장대로라면 그렇게 어려운 문제도 아니란다.아주 간단한 논리다.현실은 별개다. 교통난 해소를 위해서는 자동차를 줄이면 된다는 얘기다.
趙후보의 공약이다.간단히 말해 걸어다니자는 것이다.먼 거리는대중교통수단을 이용토록 하겠다고 한다.그것을 위한 과감한 투자도 다짐하고 있다.자동차 중심의 도로를 사람 중심의 도로로 바꾸겠단다.왜 역대 시장들은 그 쉬운 생각을 못했 을까.그러나 어떻게 자동차를 줄이겠다는 말은 없다.대통령인들 늘어나는 자동차를 쉽게 줄일 수 없는게 현실이다.
비슷한 발상은 鄭후보에게도 있다.바로 주차난 해소를 위해 주차장을 늘리겠다는 공약이다.99년까지 10만대의 주차공간을 건설하겠단다.그 정도라면 주차난은 어느정도 덜 수 있을게다.문제는 어디에 건설하느냐다.그럴만한 땅이 있으며 땅을 살만한 돈이있느냐의 문제다.그러나 구체적인 대답이 아직 없다.
朴후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서울시내의 자동차 주행속도를 지금보다 시속 10㎞ 높이겠단다.강남북을 한번 더 왕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셈이다.朴후보측은 도시교통의 수요를 감소시키는 대책을 통해 그것을 실현하겠다고 한다.그것은 도시설계로 가능하다는 주장이다.주행세 도입도 방법중 하나다.그러나 어떻게 해서 그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교통문제가 서울의 고질병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모양이다.문제점들은 잘들 파악하고 있다.그러나 대책은 모두가 뜬구름 잡는얘기들이다.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공약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공약(公約)인지,공약(空約)인지를 일단은 확 인해야한다.그러려면 그들의 공약을 들어보지 않을수 없다.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다. 우선 鄭후보다.그는 이미 총리 시절 서울시정을 경험했음을 강조하고 있다.행정체계상 서울시는 국무총리의 관리감독을 받게끔 되어있다.경험을 바탕으로 그가 내세운 공약의 요체는「삶의질 향상」이다.
그는 보육사업의 획기적 개선을 내걸고 있다.저소득계층을 겨냥한 공약이다.총 4백62억원을 투입,1백47개동에 보육시설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한다.두자녀 동일시설 입소때에는 보육료도 50% 감액해준다는 것이다.
그는 대중교통망의 확충을 약속하고 있다.그를 위해 서울과 위성도시간의 경전철 도입,도시순환고속도로망의 확충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趙후보는 걸어다니는 시장임을 자처할 생각이다.시민 속의 시장을 내세운다는게 포인트다.그는 4대 긴급과제와 6대 중장기 대책으로 공약을 대별하고 있다.교통과 환경.방재등이 그가 추진하겠다는 긴급과제다.대중교통수단에 과감한 투자를 하 겠다고 약속한다.그는 환경문제도 교통문제와 연계시키고 있다.서울시의 대형사고가 대부분 인재(人災)라는 점을 부각시켜 도시방재 시스템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
朴후보는「서울 2020기획단 구성」을 제1의 공약으로 제시한다.당장의 뜬구름 잡는 공약보다는 앞으로의 서울을 시민과 함께만들자는 발상이다.그래서 앞서의 두후보보다는 공약이 덜 구체적이다.맑은 서울,빠른 서울,안전한 서울,살맛나는 서울,잘 사는서울이 그가 제시하는 공약이다.
〈李年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